지난 4월, 과거 창작 판타지 소설이 출판의 드넓은 영토에서 영광의 깃발을 나부끼던 때를 기억하는 이라면 첫화를 보고 단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 브릿G에서 연재를 시작하였다. 당시에 낯선 필명의 저자를 보곤, 어디 숨어 있다 이제 나타나셨냐며 부리나케 추천사를 써내렸다. 추천 글엔 아직 도입부에 지나지 않으니 앞으로 기대가 크다-라고 했으나, 어느덧 6개월이 지나 130회에 이르러 이야기가 종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판단하는 중에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여전히 도입부이길 주장하고 싶은 마음이리라.
물론 황금가지 편집장 역시, 행여나 앞으로도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999회 정도 남았다는 저자의 선언을 듣게 된다 해도, 한 박스에 들어가지도 않을 장대한 서사시를 출판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앞으로 읽을 이야기가 까마득하게 남았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지 않을까? 종반을 향해 치닫는 『피어클리벤의 금화』 연재에 지금이라도 동승하는 것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