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글 셋] 헬레네는 그곳에 없었다

작가 코멘트

–(작품소개에 이어서) 트로이 전쟁에는 정치적경제적인 (그리고 아마도 인구학적으로도) 많은 도화선이 얽혀 있었고, 파리스가 절세미녀인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유괴해온 게 전쟁의 이유였다는 것은 신화학적인 한 가정이었을 뿐입니다. (당연하지만.) 그런데 이상하지요. 많은 이야기들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에 대해 입이 아프도록 서론을 늘어놓고도 트로이 전쟁의 막이 오르면 정작 헬레네 본인에 대한 일화는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맙니다. 헬레네는 전쟁 도중에 잠깐씩 얼굴만 들이밀다가 전쟁이 끝난 이후 메넬라오스와 함께 스파르타로 돌아가 나중에는 아버지인 제우스의 부름을 받았다… 라는 식으로만 언급이 될 뿐입니다. 이야기는 헬레네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헬레네는 트로이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설이 유력할 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신화가 잃어버린 헬레네를 찾고 싶었다는 게 트로이 전쟁에 관심을 갖게 된 변명 중의 하나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