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 본 작품은 무료이지만, 로그인해야 읽을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사무실로 돌아온 후, 진철은 테이블에 엎어져 있었다.

 

보고서를 몇장 뽑아 그의 앞에 두고 읽는 듯 뒀지만, 그는 보고서 분류를 하지 않고 옆에 놓아두기만 했다.

 

일주일동안 많은 양의 보고서를 쳐낸 터라 남은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동 하나 분량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인섭은 진철에게 고개를 살짝 돌리곤 그의 목 언저리를 주물러줬다.

 

진철은 됐다는 듯, 인섭의 손을 툭툭 쳐서는 손을 내렸다.

 

황 계장이 어두운 얼굴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어떻게 됐어…?”

 

고 과장이 조심스레 물었다.

 

황 계장은 답 없이 자리에 앉아서는 책상에 퍽 엎어졌다.

 

“왜 말이 없어, 황 계장…?”

 

“하…”

 

황 계장은 깨질것 같은 머리를 지긋이 눌렀다.

 

“조사 하랩니다…”

 

“뭘?”

 

“자살 원인요…”

 

고 과장과 인섭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지금 우리 시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산발적으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황 계장은 컴퓨터 마우스를 만지작 거렸다. 파일 하나가 도착했다는 알람이 고 과장 컴퓨터쪽에서 울렸다.

 

고 과장은 자신에게 온 파일을 눌러 열어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런거 보고는 또 드럽게 빨라요… 공무원 새끼들…”

 

황 계장은 머리를 푹 숙였다.

 

“넌 공무원 아니냐 임마.”

 

고 과장이 황 계장을 나무라듯 고개를 돌려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게 이렇게 빨리 전달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황 계장은 반쯤은 죽어나는 듯 책상 위에 푹 엎드렸다. 그는 이내 고개를 들었다. 진철과 인섭을 부르려 입을 뗐지만, 침울하게 앉아있는 진철의 모습을 보고는 머뭇거렸다.

 

자살 원인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몸을 움찔거린 두 사람에게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는 인섭과 진철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음… 윤창아. 인호야. 정 주사.”

 

“네, 계장님.”

 

인호가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오더 떨어진 이상 조사 안할수 없다. 강 주사는 경찰쪽에 연결 해서 혹시나 정보 공유 부탁할수 있으면 좀 부탁 해보고, 윤창이는 현장실사에 연락해서 각 동별 대응팀은 어떻게 활동 하고 있는지 실사 한번 요청하고.”

 

윤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인호랑 정 주사는 대응팀 관련된 자료 있으면 좀 모아주고. 아 그리고 진 주사.”

 

성아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시민단체쪽에서 연락 안왔어?”

 

“아직 집계중이랩니다.”

 

“하… 거 더럽게 늦네…”

 

황 계장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 적당히 일단 연락해서 빨리 넘기라고 연락해.”

 

성아는 그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황 계장은 인섭과 진철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들은 여전히 멍하니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진철은 넋을 놓은채로 서류만 뒤적거리고 있었고, 인섭은 진철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정신이 어딘가로 사라진 듯 보였다.

 

“1팀.”

 

황 계장은 조심스레 그들을 불렀다.

 

진철과 인섭은 고장난 인형들처럼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예. 여기 있습니다.”

 

진철이 갈라진 목소리로 답했다.

 

황 계장은 자신의 자리 위에 놓인 서류를 눈만 살짝 아래로 깔아 확인했다. 외부로 출동을 해야하는 건이었다. 하지만 그는 인섭과 진철의 얼굴을 보고는 갈등 할 수 밖에 없었다.

 

만식의 시체를 수습하며 손을 덜덜 떠는 두 사람의 모습이 황 계장의 머리를 스쳤다.

 

“너네… 음…”

 

황 계장은 곰곰히 생각하듯 책상 위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오늘 그냥 퇴근 하는게 낫지 않겠냐.”

 

진철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지금 니네 거울 안보지? 니들 꼴이 지금… 말이 아냐. 둘다.”

 

황 계장은 걱정스러운 듯 말끝을 흐렸다. 진철과 인섭은 서로를 바라봤다.

 

머리가 잔뜩 헝클어지고 눈이 퀭하니 들어갔다. 서로에게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마냥 앉아만 있다간 둘다 땅을 파고 들어갈 것만 같았다.

 

“괜찮습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인섭이 머리를 살짝 쓸어넘기며 물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있던 황 계장은 혀를 찼다.

 

“니들 둘. 정신 차려라.”

 

“예?”

 

“만식이 죽은거말야. 니들 잘못 아니라고.”

 

진철이 천천히 황 계장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한테 문자를 했었습니다. 더는 못하겠다고요.”

 

“니들 일하는 환경 힘든거 알아. 모르는거 아냐.”

 

황 계장은 책상에 턱 걸터 앉았다. 머리를 긁적이던 그는 팔짱을 살짝 꼈다.

 

“졸라 야박하지. 그치? 현장에 나가서 피처리하고 똥닦는건 우린데 우리 이야기는 아무도 안듣지, 힘들다고 지원 좀 더 늘려달라고 말하면 돈 없다고 일단은 알아서 하라고 하지. 어떻게 볼멘소리 안할수가 있어.”

 

황 계장의 말을 듣고 있던 인섭은 이를 악물었다.

 

“근데 우리는 어쩔수가 없어. 더러워도 해야지. 안그러면 우리가 죽는데… 위에다가 아무리 도와달라고 말해도 듣지를 않는데 어떡하냐. 최대한 애들 힘들어하니까 도와달라고 해도 다 잘리더라.”

 

황 계장은 서류를 잠시 반으로 접었다. 그는 뒷목만 긁적거리고 있었다.

 

“위에서 케어를 안해주니까 고생만 늘어나는거야. 니들 스스로한테 돌리지…”

 

“만식이가 문자 보냈던건 모르시겠죠.”

 

진철이 앞만 보는 채로 말했다. 그는 황 계장에게 눈길을 하나 주지 않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독기가 가득 차 있었다. 울음을 참으려는 노력을 보여주듯, 붉은 핏줄들이 가득 드러나 있었다.

 

황 계장은 진철이 악에 받친 채로 하는 말에 한숨을 푹 쉬었다.

 

“만식이 만났었습니다. 사흘전에.”

 

진철의 한마디에 황 계장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뭐라하디.”

 

“힘들다고. 죽고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갈때마다 피냄새가 난다구요. 손을 아무리 씻어도 그 끈덕한게 안지워진댑니다.”

 

인섭은 진철의 말에 움찔거렸다. 그는 책상을 손으로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진철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은 황계장은 말 없이 눈만 감고 있었다. 망부석이 된 것처럼, 그는 진철의 이야기를 머리속에 넣으려고 고개만 끄덕였다.

 

“만식이가 문자 보낸게 미안하단 이야기였냐.”

 

황 계장이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다.

 

“네.”

 

“나도 받았다.”

 

진철이 홱 고개를 돌렸다. 황 계장은 한숨을 푹 쉬고 있었다.

 

팔짱을 끼고 발로 바닥을 툭툭 차던 그는 천장을 살짝 올려다봤다.

 

“죄송합니다. 황 계장님. 민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라고 보냈더라. 그거 보고 급하게 전화 돌렸던거고.”

 

황 계장은 말을 멈췄다. 그도 내뱉지 못하는 말이 입안에서 계속 돌고만 있었다.

 

“근데… 결국은 그렇게 떠났어.”

 

그는 팔짱을 풀고는 진철의 옆에 앉았다.

 

“진철아.”

 

진철은 당황한 눈빛으로 황 계장을 바라봤다. 황 계장은 조심스레 진철의 어깨에 손을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