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본 작품은 무료이지만, 로그인해야 읽을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시청 사무실 근처로 돌아온 인섭과 진철, 성아는 사무실이 시끄러운걸 들을 수 있었다.

 

부산스러움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는지, 의자가 덜컹대는 소리도 어렴풋이 들려왔다.

 

남자 둘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오고 있었고, 세 사람은 어리둥절한 채로 사무실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아니 그래서 지금 뭐. 자료 주기 싫다는거에요 뭐에요?”

 

황계장은 전화를 들고 목소리를 또다시 높이고 있었고, 보드 앞에는 인호와 윤창이 서서는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결국은 겹치는게 아무것도 없는거잖아요. 이러면 통계 싹 모아놓은 의미가 없는거잖아요. 종이쪼가리 몇개로 상황을 어떻게 알아요?”

 

윤창이 투덜거리며 이야기했다.

 

“아니, 들여다보면 답이 있다니깐요. 서류로 일단은 정리를 해두고 거기 맞춰서 움직여야하는거지 지금 이대로 뭘 해봤자 아무것도 안되는거에요. 온 동네 다 들쑤실거에요?”

 

인호는 답답한듯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윤창과 인호는 지도 하나를 놓고 티격태격 거리고 있었다.

 

“아니 인호씨가 현장 나가봤어요?”

 

“현장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금.”

 

“아니 이게 현장문제가 아니면 뭡니까 그럼?”

 

“현장 나가기 전에 사무실 단계에서 적절한 리소스 분배를…”

 

“아 리소스고 지랄이고간에 그래프 겹치는게 없잖아요 지금! 공통점이라도 찾을 수 있으면 정리라도 하지 이런 상황이면 현장부터 나가봐야지.”

 

“하… 정말…”

 

시장판이나 다름 없는 사무실이었다. 과장은 유진, 인영과 함께 서류를 정리하고 분류하고 있었고, 황 계장은 전화기를 반쯤 집어던지듯 전화를 끊었다.

 

개판오분전 상황을 본 인섭은 머리가 지끈거려 살짝 관자놀이를 눌렀다.

 

“야, 니들 뭐 건져왔어?”

 

황 계장은 문가에 서서 멍하니 있는 세 사람을 보고는 손짓을 했다.

 

“에어컨좀 틀어 거기. 더워 뒤져버리겠네 진짜…”

 

인섭은 에어컨 컨트롤러를 확인했다. 이미 26도로 맞춰진 에어컨은 모터가 찢어질것만 같은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이미 26돈데요.”

 

“염병 그거로 누구 코에 붙이냐. 21도로 맞춰.”

 

버튼을 마구 누른 인섭은, 테이블 위에 구겨진 종이 하나를 펼쳐 올렸다.

 

“다들 이거좀 보세요.”

 

성아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종이를 보드쪽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밀어줬다. 열변을 토하고 있던 인호와 윤창도 살짝 몸을 돌려 표를 확인했다.

 

“이게 뭐에요?” 인호가 물었다.

 

“이거… 그거네요, 상하수도 분포도.”

 

윤창은 인호에게 보라며 손가락으로 주 오수관을 가리켰다. 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큰 두개의 지선이 보였다.

 

“맞아요.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표는 수질검사 표구요.”

 

“음… 표에 문제는 없어보이는데요?”

 

인호가 표를 쭉 둘러보고는 말했다.

 

“아니에요, 문제가 있어요. 몇몇 동이 빠져있어요 거기.”

 

성아는 인섭이 보고있던 표를 살짝 끌어다 보며 말했다.

 

“월곡동, 성지동, 상만동, 성수동, 전명동. 이 다섯군데에서 수질검사 표가 안왔대요.”

 

“그 다섯개면…”

 

인호는 보드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월곡동과 상만동 쪽에 점이 많이 찍혀있는 상황이었다.

 

황 계장은 성아의 말을 듣고는 경찰서쪽 보고서를 다시 살펴봤다.

 

“이거 뭐야. 월곡, 성지, 상만. 변사자 많은 곳이네?”

 

“네, 계장님. 아무래도… 뭔가가 있는거 같아요.”

 

황 계장은 화색이 돋아 안경을 다시 썼지만, 이내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치다가 다시 침울해졌다.

 

“지금 우리 시청 내에서도 협의가 제대로 안되는 상황인데 거기에 뭘 요청을 하냐… 참…”

 

황 계장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다시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음… 계장님.”

 

성아가 우물쭈물거리며 입을 열었다.

 

“보고서는… 못들고 왔습니다.”

 

“아니, 그건 또 왜 못들고 와?”

 

“못주겠대요… 공문을 가져오든지 요청서를 가져오래요…”

 

황 계장은 머리를 감싸쥐고는 책상에 쿵 머리를 박았다.

 

“하… 공무원 새끼들 개같아서 진짜…”

 

그는 컴퓨터를 켜서는 마우스를 여러번 클릭하기 시작했다.

 

얼굴에 피로가 가득한 그는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듣고 있던 윤창의 귀에서는 된소리가 많이 섞여 들리고 있었다.

 

“음… 계장님.”

 

인호는 다시 게시판 지도를 살펴보다 번뜩였다.

 

“지금 나온 네 케이스들 보면 월곡에서 전부 겹치긴 합니다. 검사결과가 안온거는 조금 의아하지만… 변사자 숫자도 그렇고, 사회서비스 관련 수급률도 순위로 따지면 중상위쯤 되구요. 범죄율도… 저정도면 중위권쯤 되겠네요.”

 

뒤쪽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고 과장은 팔짱을 살짝 끼우고 지도를 확인했다.

 

“이거… 월곡동쪽으로 안나가볼수 없겠는데…”

 

고 과장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윤창은 자신의 핸드폰과 지갑을 챙기기 시작했다.

 

“제가 다녀 오겠습니다.”

 

“양 주사가 갈라고?”

 

“원래 저도 현장실사 하는 사람 아닙니까. 지금 잠시 갔다 오겠습니다.”

 

윤창은 직원 목걸이를 들고는 사무실을 뛰쳐나갔다.

 

인섭과 진철은 지친 모습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하루하루 숨을 쉬고 있는게 괴로워 보였다.

 

제복의 가장 윗단추를 푼 진철은 모자를 테이블 위에 벗어 던졌다.

 

“대응팀 두 사람 수고했고, 혹시 뭐 보고할 사항이라든가 그런건 없나?”

 

고 과장은 팔짱을 끼고는 자신에 책상에 기대어 서서 이야기했다.

 

“네, 딱히 없습니다. 성서동 쪽에서 처리한 감염자는 곧 보고서 써서 올리겠습니다.”

 

진철은 굳은 어깨를 이리저리 돌리며 이야기 했다.

 

“너무 급하게 할 필요 없고, 적당히 되는 대로 올려놔.”

 

커피를 든 고 과장은 기지개를 쭉 펴고는 밖으로 나갔다.

 

“다들 적당히 쉬다가 해, 나는 국장님한테 갔다 올테니까.”

 

고 과장은 책상위에서 훌쩍 뛰어 내려서는 사무실 바깥으로 걸어나갔다. 그의 뒷 모습이 유독 무거워보였다.

 

황 계장은 키보드를 마구 입력하고는 강하게 엔터를 눌렀다.

 

찰칵 하는 소리가 사무실에 울려퍼졌다.

 

“아효… 나 진짜 개같아서…”

 

그는 책상 위에 푹 퍼진듯 엎드렸다.

 

“죽겠다…”

 

인섭은 사무실을 둘러봤다. 바닥과 책상 위에 서류더미가 가득했고, 모두들 반쯤은 퍼진 듯 앉아있었다.

 

“강 주사, 나중에 성서 보건소에서 보내는 서류 있으면 그거좀 받아서 복사해줘.”

 

말을 마친 황 계장은 몸을 쭉 뒤로 누였다. 인섭과 진철이 밖으로 나갔다 온 사이에 다크서클이 더 길어진 것처럼 보였다.

 

“네, 알겠습니다…”

 

피곤에 쩔어 쌍커풀이 생긴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푸욱 엎어졌다.

 

집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듯, 시계만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무실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그 어떤 누구도 말을 하고 있지 않았고, 저마다 서류 위나 의자에 퍼진채로 입을 닫고만 있었다.

 

눈을 감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멍하니 지도만을 바라보며 커피와 물만 쭉쭉 빨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다. 점심 시간은 이미 지나있었고, 해가 산 너머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