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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진철은 광활함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이 넓은데를 우리끼리만 한다고?”

 

인섭은 넓은 저수지의 위용에 당황한듯 눈을 꿈뻑거렸다.

 

“그래서… 여기… 에서…”

 

인섭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저수지 둘레만 대충 본다고 해도 너무나 넓은 범위였다.

 

윤창은 머리를 긁적거리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라도 보내달라 해야할까요?”

 

“이거는 조사팀 다 달라붙어도 며칠 걸려요…”

 

인섭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그 샘플 채취한데가 어디랩니까? 그건 말해줬죠?”

 

윤창은 진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기 그 수위표 근처에서 했다고 합니다.”

 

그는 손가락으로 파란색 탑 모양의 조형물을 가리켰다. 탑의 벽면에는 검은색 눈금들이 쭉 그어져 있었다.

 

그때, 윤창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네, 저희 잠시 지금 저수지쪽에 나와있습니다.”

 

인섭은 트렁크에서 라이트를 끄집어냈다. 전화를 이어서 듣고 있던 윤창은 난처한듯 얼굴색이 굳어지고 있었다.

 

“지금 가야합니까? 하…”

 

인섭은 윤창의 한숨소리를 듣고는 살짝 고개를 돌렸다.

 

“혹시 무슨 일 있습니까?”

 

“네. 지금 바로 동사무소로 오라고 하시네요…”

 

“누군데요?”

 

윤창은 얼굴이 어두웠다. 좋은 예감이 들지 않았다.

 

“황계장님이요. 그리고…”

 

윤창은 우물쭈물거리며 다음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뭔데 그래요?”

 

인섭과 진철은 불안한 마음에 윤창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눈만 꿈뻑거리다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감사관님도… 나오셨댑니다.”

 

세 사람 사이에는 번개가 떨어진 듯, 모두 얼어붙어버렸다.

 

“아니… 그 분이 왜 나오십니까?”

 

인섭은 당황하여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저도… 지금 황 계장님이 급하게 연락 하시는걸로 봐서는 아예 처음부터 오실때 바로 같이 오신거 같아요…”

 

“하… 정말…”

 

“죄송합니다… 우선 가봐야할거 같습니다.”

 

윤창은 따로 타고왔던 자신의 차에 몸을 실었다. 창문을 쭉 내린 윤창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차를 몰아 나갔다.

 

“돌아버리겠네, 진짜.”

 

진철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는 발 끝으로 바닥만 톡톡 두드렸다.

 

“뭔 난리인가 싶다…”

 

인섭은 손전등을 톡톡 쳐댔다. 손전등이 작동을 안하는지, 빛이 제대로 안나오고 있었다.

 

“아이 씨… 이거 또 이러네…”

 

“그거 안바꿔준대?”

 

진철은 자신의 라이트를 꺼내 혹시나 몰라 비춰봤다.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는 것 같았지만, 밝기가 생각보다 약해보였다.

 

“몰라… 당장 보급계도 돈 없어가지고 주네 마네 하는 상황인데… 내가 내껄 사야지 그냥…”

 

진철은 그의 모습에 한숨을 쉬었다.

 

윤창의 차를 보니 이미 작은 점정도의 크기로 작아져있었다. 멀리 떠나버린 그의 차를 확인하고는 부표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보자.”

 

인섭은 그의 뒤를 따라 걸으며 주변을 살펴봤다. 해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수색하지 않으면, 완전히 어둑어둑해진 산골짜기에서 갇혀버릴 것만 같았다.

 

진철과 인섭은 부표 근처에 도착해서는 근처에 빛을 비춰봤다. 손전등 렌즈부분을 앞으로 살짝 뽑아 빛을 집중하니, 거뭇거뭇한 물체가 보였다.

 

“야, 저거 그거 아니냐?”

 

진철은 난간 너머로 살짝 몸을 기대고는 더욱 가까이 보려 고개를 쭉 뺐다.

 

물체는 짙은 초록색이었다. 조각이 났는지, 작은 덩어리가 물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저거… 맞는거 같은데…”

 

진철과 인섭은 조심스레 난간을 넘어서는 비탈을 내려갔다.

 

옆에 버려져 있던 막대기로 조심스레 조각을 물가로 가져오기 시작했다. 물체가 점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악취가 심해지고 있었다.

 

인섭과 진철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익숙한 향기였다.

 

그들은 마스크를 올려썼다.

 

물체가 점점 물가에 가까이 오자, 인섭은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장갑을 꺼내 썼다.

 

물과 땅의 경계선에 조각이 우뚝 멈추자, 인섭은 조심스레 손으로 조각을 집어들었다.

 

손으로 문질거린 그는 얼굴이 확 뭉개졌다.

 

“맞네…”

 

“맞아?”

 

진철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조각을 여러번 보았지만, 그의 마음은 바뀔것 같지 않았다.

 

늘 보아왔던 그 물체였다.

 

산탄총 방아쇠를 당긴 후, 남은 잔해를 청소하며 자주 만졌던 조각들이었다.

 

“감염자가 근처에 있다는거 같은데 그러면…”

 

인섭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인적없는 고요한 저수지에서는, 날아가는 까마귀의 불길한 울음소리만 울려퍼지고 있었다.

 

인섭은 회수한 조각을 들고 올라가서는, 난간을 넘었다. 당장이라도 허가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다.

 

그는 트렁크를 열어 시체가방에 조각을 담아넣고, 앞좌석으로 가 무전기를 집어 올렸다.

 

“1팀, 1팀입니다. 계장님 계십니까?”

 

“야, 지금 동사무소 나와계신대잖아.”

 

진철이 인섭의 등짝을 두드렸다.

 

“아니, 그래도 항상 무전기는 소지하고 계시…”

 

– 야, 니들 어디야?

 

황 계장이 목소리에 노이즈가 가득 끼여 있었다.

 

“황계장님, 1팀입니다.”

 

– 니네 어디냐고.

 

“저희 지금 근처 저수지에 나와있습니다.”

 

– 물 떠마시러 갔냐 니들?

 

인섭은 장갑을 벗어서 뒷 트렁크로 대충 던져뒀다.

 

“수질검사 샘플을 여기서 채취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근데… 상황이 좀 안좋습니다.”

 

황 계장이 한숨을 쉬는 소리가 무전기를 통해서 전해졌다.

 

– 니들 가는데 중에서 상황 좋은 곳이 있었던거 처럼 말하네?

 

“여기는 더 안좋습니다.”

 

– 뭐가 어떻게 안좋은데?

 

인섭은 뜸을 들였다. 그의 말이 불러올 파장이 얼마나 클지 아는 듯, 그는 무전기를 들고 멈칫거렸다.

 

주먹을 꽉 쥐고 핸들을 한대 콱 쥐어박은 그는, 다시 무전기를 집어들었다.

 

“저수지에서 감염자 신체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 이런 씨발 진짜… 지랄들 났다…

 

“아무래도 주변 수색 해봐야할거 같습니다.”

 

인섭이 무전을 하는 사이, 진철은 어느새 산탄총을 챙기고 있었다.

 

– 니들 둘이서 그 주변을 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흔적이 있나 없나만 확인하고 들어가겠습니다. 허가만 해주십…”

 

– 지금 거기보다 여기가 더 난리야. 지금 이쪽으로 빨리 와서 지원 해.

 

그때, 트렁크쪽에서 산탄총 펌프를 당기는 소리가 들렸다.

 

“야, 윤인섭!”

 

인섭이 놀라 고개를 들었다. 진철은 어딘가로 산탄총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의 총 끝을 따라가 보니, 산 비탈에서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는 물체가 보였다.

 

물체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팔은 강시처럼 앞으로 쭉 뻗고 있었고, 다리는 절뚝거리고 있었다.

 

물체의 다리는 시퍼렇게 변해있었다.

 

“그르륵…”

 

짐승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낮게 깔린 저주파음에, 인섭의 오금이 저려왔다.

 

“계… 계장님, 지금… 지금 감염자 한명 발견했습니다!”

 

– 뭐… 뭐를?

 

“감염자입니다!”

 

진철은 감염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채 소리쳤다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