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에 대해 심화적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깐 역사를 말하겠다.
월룡 티아마트와 원초의 일곱 용 간에 전쟁이 벌어졌던 머나먼 시절, 최초의 소환사는 일곱 용에게서 받은 담수의 힘으로 태초의 11환수를 소환했다.
그녀의 가세로 전쟁의 승기는 일곱 용 쪽으로 기울었다. 태초의 환수는 용보다 위대하진 못했으나, 평범한 월귀는 그들의 적수가 되지 못할 만큼 강대했다. 결국 티아마트는 일곱의 원초와 열하나의 태초에게 패했다.
하지만 세상엔 여전히 월귀가 넘쳐났다. 최초의 소환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초의 11환수를 소환했을 때 사용한 방법을 연구하여 10개의 진을 창조했다. 그녀는 그것들로 72체의 환수를 소환했는데, 이들이 바로 오늘날 솀함포라에의 천사라고 불리는 존재들이다. 최초의 소환사의 명에 따라 그들은 월귀를 소탕했다. 그리하여 바니아의 대지에 평화가 찾아왔다.
그 후 태초의 11환수와 솀함포라에의 72천사를 소환한 방식은 ‘황도’의 기원이 되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석상의 형태로라도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천사와 달리 태초의 11환수는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나조차도 그들을 소환하지 못했다.
훗날 이 자리에 있는 소환사 중에 황도를 완전히 통달한 자가 나와 그 11체와 72체의 천사를 소환할 수 있길 바란다.
황도 12궁
이제 본격적으로 황도를 설명해 보고자 한다. 최초의 소환사는 바니아에서 월귀를 없애려면 탄생 자체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태초의 11환수에게서 비롯된 열 개의 진에 더해, 한 개의 진을 더 창조하여 그것들을 별자리에 걸었고, 후에 하나를 더 창조하여 총 12개의 진이 하늘에 생겨났다. 솀함포라에의 천사들에겐 진을 수호하는 사명을 부여했다.
또한 최초의 소환사는 천사를 본뜬 72좌의 조각상을 대지에 박아 넣었다. 그리함으로써 하늘에 있는 진의 힘을 끌어와 대지에 고정했다. 그녀는 인간에게 진의 사용법–소환술을 알려주었고, 그렇게 바니아는 진의 힘이 하늘과 땅, 만물에 가득 차게 됐다.
이 진들은 오늘날 ‘황도’라 불리우며 여러 소환술과 환술의 기반이 됐다. 역법을 만들 때 각 달의 이름을 열두 별자리에서 선택하기도 했다. 이러한 황도가 얼마나 신성시되는지는 게르마니아에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양자리
백양궁이라고도 불린다. 양의 환수는 신체, 마력 운용 등의 능력치가 균형적으로 잡혀 있다.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꿈에 어느 정도 간섭할 수 있어 귀여수 다음으로 방랑 소환사가 소환하고 싶어 하는 별자리의 환수다. 작물이 풍요롭게 자라도록 도움을 준다.
양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일리엘, 시타엘, 엘레미아, 마하샤, 렐라헬이다. 본래 다른 황도궁처럼 수호천사는 여섯이나, 1체에 대한 기록이 훼손됐다.
2. 황소자리
금우궁이라고도 불린다. 황소의 환수는 지구력이 뛰어나다. 양자리와 마찬가지로 작물이 풍요롭게 자라도록 도움을 준다. 소환사에게 우호적이다. 에레시카로 들어가는 관구(關口)를 지키는 금빛 황소 구갈안나는 누군가에게 소환된 게 아니다. 스스로의 의지로 침입자를 배제한다.
황소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아카이아, 카헤텔, 하지엘, 알라디아, 라우비아, 아하이아다.
3. 쌍령자리
쌍아궁이라고도 불린다. 한 환수의 육체에 두 개의 혼이 깃들어 있다. 때문에 두 개의 속성을 다루기도 한다. 1체를 소환할 마력으로 2체의 환수를 다루는 급의 기댓값을 노릴 수 있지만, 마력 운용이 까다롭다. 자칫했다간 배로 소모되기 십상이다.
쌍령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에이아젤, 메바헬, 하리엘, 하카미아, 레비아, 칼리엘이다.
4. 귀여수(龜輿獸)자리
거해궁이라고도 불린다. 갑주를 둘러 대단한 방어력을 자랑한다. 대신 그만큼 움직임이 느린 환수가 많다. 그럼에도 방랑 소환사가 가장 소환하고 싶어 하는 환수인데, 제약이 있을지언정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켜야 할 것을 단단한 갑주로 지켜내며 목적지에 도달하는 환수다.
귀여수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레우위아, 파할리아, 네카엘, 레이아이엘, 멜라헬, 차후이아다.
5. 사자자리
사자궁이라고도 불린다. 호전적인 만큼 공격력이 높다. 사자의 환수가 맹수라 그런지 화염 속성이 많은데, 그중 대표 격인 우르굴라는 이프리트와 싸워, 그 불의 정령과 일대 전체를 녹여 공멸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자신을 힘으로 굴복시켰다고 여기는 상대에게 충성심을 보인다.
사자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니스하이아, 하아이아, 예라텔, 세히아, 레이엘, 오마엘이다.
6. 처녀자리
처녀궁이라고도 불린다. 여인형 환수로, 인간과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 무언가를 돌보거나 지키려는 결정을 내렸을 때, 목적을 완수할 때까지 한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끝까지 거처하려는 습성이 있다.
처녀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레카벨, 바사리아, 예츠바, 레하치아, 카와키아, 모나델이다.
7. 천칭자리
환도구자리, 혹은 천칭궁이라고도 불린다. 최초의 소환사가 제일 마지막에 진을 건 별자리다. 환도구라 일컬어지는, 환수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의 소환에 특화된 별자리다.
일반적인 도구도 계속 마력에 노출되다 보면 환도구가 되기도 한다. 최초의 소환사는 사람들이 마력 사용에 능숙해질수록 이런 형상이 잦아질 거라 예측했고, 보다 강한 환도구가 탄생할 수 있게 천칭자리를 12번째 황도자리로 삼았다.
마력을 무한으로 공급하는 ‘엔키의 물병’. 상응하는 대가만 지급하면 어떤 환술이든 발동 조건을 충족 시켜주는 ‘난나의 천칭’. 이 두 개를 소환하는 자가 나타난다면 그자는 소환사들이 그토록 원하던 진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천칭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베누, 차아미아, 레카엘, 아히아젤, 하하헬, 미카엘이다. 불사조라는 이명을 가진 베누는 실명한 아펩의 새로운 눈으로서 에레시카의 신앙이 됐다.
8. 전갈자리
천갈궁이라고도 불린다. 전갈의 환수는 귀여수처럼 갑주를 두르고 있고, 집게와 꼬리 침을 가졌다. 탈피를 거듭하여 외관을 변형시킬 수 있는데, 이 변형은 절지동물형 환수 전체를 아우른다. 간혹 반대의 경우가 일어나 절지동물형 환수가 전갈자리로 승화하기도 한다. 집게 안의 포문과 꼬리 침으로 쏘는 광선이 특기다.
전갈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베발리아, 옐라히아, 세알리아, 아리엘, 아살리아, 미하엘이다.
9. 켄타우로스자리
인마궁이라고도 불린다. 그 외에 수호자자리, 반마자리, 사수자리, 전차자리 등 다양한 이명이 존재한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소환사와 가장 가깝게 지내던 황도의 환수였다. 그들은 바깥 대지에서 움직이는 월귀의 동태를 살피거나, 환수의 영역 탐사를 돕는 등 인간을 위해 헌신했다. 하지만 아스클레피오스가 묵시록의 네 켄타우로스를 소환하여 진이 파괴됐고 별자리 자체가 오염됐다. 이제 켄타우로스는 광기에 휘둘리며 위그드라의 숲과 평야를 떠돌 뿐이다.
켄타우로스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베후엘, 다니엘, 하카시아, 이마이아, 나나엘, 니타엘이다.
10. 합성수자리
마갈궁이라고도 불린다. 합성수의 환수는 서로 다른 2종 이상이 합쳐진 듯한 외관이 특징이다. 엄연히 말해 대부분의 환수가 다른 생물 혹은 물질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론상 모든 환수를 합성수로서 소환할 수 있다. 일례로 사자자리와 해어자리의 환수로 소환되는 바다사자 멀라이언은 합성수로도 소환된다.
이러한 범용성 때문에 많은 소환사들이 황도를 통달하려고 할 때 합성수자리를 먼저 연구한다. 그러나 여러 특성을 가진 환수는 그만큼 까다롭기 마련이다.
합성수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메바히아, 포이엘, 네마미아, 예이알렐, 하라첼, 미자라엘이다.
11. 물병자리
보병궁이라고도 불린다. 주신 엔키와 소환사를 상징하는 별자리다. 최초의 소환사는 10개의 진을 먼저 건 뒤, 인간이 더 원활하게 마력을 쓸 수 있도록 물병자리에도 진을 달았다. 물병자리와 관련된 술식과 진은 합성수자리보다 범용성이 우수해 다양한 소환술과 환술에 사용된다. 해당 별자리가 빛나는 시기인 물병의 달 때엔 소환사의 마력이 평소보다 충만해진다.
물병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우마벨, 야헬, 아나우엘, 메케이엘, 다마비아, 멘키엘이다.
12. 해어자리
쌍어궁이라고도 불린다.
바니아에 있는 그 누구도 바다의 실재를 목격한 적은 없다. 어느덧 바다란 누구도 도달하지 못하는 환상의 영역, 지식의 끝이란 의미가 됐다. 한데 바다를 모르는 우리가 어떻게 해어자리의 환수와 민물고기의 환수를 구분할 수 있는가. 해어자리의 진으로 소환되는 건 해어이기 때문에? 하지만 해어자리의 진으로 민물고기도 소환할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오딘 왕의 왕궁엔 환수가 아닌 일반 민물고기가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린 민물고기에게서 해어와의 차이를 찾아내 구분한다. 이름처럼 바다 속성이 주로 분포해 있다. 마력 운용을 보좌하고 보충하는 것에 있어서 해어의 환수가 으뜸이다.
해어자리를 수호하는 천사는 에이아엘, 차베이아, 래헬, 아이바미아, 하이아이엘, 무미아다.
이처럼 황도 12궁, 태초의 11환수, 솀함포라에의 72천사는 밀접하게 연관된다. 결국 학문이란 하나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인근의 분야도 포괄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법. 다음은 각 별자리에 주로 사용되는 술식으로…… 야 임마! 로라, 앨리스!! 너희 당장 안 일어나!?
대소환사 케네스가 중등 과정을 이수 중인 제자들 앞에서 강의하다가
설정3: 황도 12궁, 태초의 11환수, 솀함포라에의 72천사
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