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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동리검유기를 보고 다시는 인형극을 얕보지 않겠다 다짐했었습니다.

그러다 넷플릭스에서 고퀄리티 인형극을 내놨기에 뭔가 하고 보게 되었죠.

제목은 ‘다크 크리스탈’.

80년대에 나왔던 동명의 극장판 인형극을 장편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이라더군요.

시즌 1, 총 10편이 나와 있습니다.

일단 인형극이기에 특유의 불쾌한 골짜기 현상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대만의 오랜 노하우가 결집된 포대희물 동리검유기와 달리 헐리우드식 인형극 액션은

결국 셰이크캠 연출이라 이쪽은 큰 기대를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캐릭터들 성격도 악역과 선역이 딱 나눠져 전형적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각본이 잘 짜여 구태의연한 부분은 거의 없고 인물들 간 대사와 행동이 쉽게 다가옵니다.

게다가 하이 판타지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아주 충실한 모범답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상의 세계이지만 정성 들여 설계된 세상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종족들, 세계의 운명이 걸린 음모와

이를 저지할 영웅들의 만남과 성장, 모험… 작고 미력했던 운명들이 모여 거대한 흐름에 맞서는 힘을

가지게 되는 서사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그래픽 처리된 특수효과도 그렇지만 인형들과 어울리는 모형세트도 눈요기거리입니다.

우주라는 개념이 나오니 SF라 불러도 될 작품이긴 하네요.

다가오는 추석 연휴, 국적 불문하고 판타지 장르를 원하지만 이미 재탕해온 대작들이 지겨우실 경우,

인형극도 잘 만들었다면 보겠다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