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편집장의 주절주절~ ^^

분류: 수다, 글쓴이: 아이라비, 17년 3월, 댓글8, 읽음: 346

안녕하세요.

어느덧 주말 저녁입니다.

이 시간에도 브릿G의 자유게시판에서 즐겁게 대화하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

 

자유게시판에서 갑자기 폭풍처럼 건의가 올라와, 현재의 상황이나 계획, 그리고 일련의 논쟁(?)에 대해 얘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듯합니다.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나 글을 씁니다 (무슨 횡설수설을 할지 저도 감이 안 잡히네요)

 

평점 관련하여 먼저 얘기해 보겠습니다.

평점의 존치 여부 등에 대해서 설문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평점 기능을 완전히 해지하느냐 마느냐만을 놓고 시작된 설문이 아닙니다.

 

아무리 민주주이 사회라 해도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한쪽 의견만 따르기보다는 양자가 가급적 다 동의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해 주세요. 찬반 수치는 절충안의 방향을 잡아주는 중요 지표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설문에 많은 분들이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주관식’ 항목이 있습니다. =)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좋은 절충안이 될 수 있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안도 있겠습니다. 별점 기능에 4개와 5개만 줄 수 있고(한마디로 완전 추천, 그냥 추천) 마음에 안 들면 아예 별점을 안 주면 되는 형태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러면 별점 테러는 막을 수 있으니까요.

 

작가와 독자의 소통 문제는 이미 한참 전부터 고민 중이었습니다.

다음 주 회의 때에도 얘기하겠지만 건의해 주신 회차별 댓글 기능은 장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회차를 잘 감상한 독자가 타인의 댓글에 영향을 받는 걸 걱정했기에 막은 건데, 순기능에 대해서도 운영하다 보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작품을 읽다가 보면 뭔가 편집자의 직업병스럽게 조언을 해드리고 싶은 회차가 생기곤 합니다. 그런데 단문응원으로 이동해서 얘기하는 게 번거롭다고 느끼곤 합니다. 어쨌든 이 부분 역시 편집부에서 논의하고 또 개발자님과도 긴밀하게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작가와 독자의 소통 창구든 작품의 통계든 혹은 베스트 선정 기준이든, 저는 근본적으론 아직까지 적은 유저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브릿G를 만들면서 가장 걱정하던 부분은 어떻게 작품을 볼 수 있는 독자를 유치하느냐였습니다. 독자도 적은데 작가분들이 글을 꾸준히 쓰겠는가? 결국 적은 독자에 절망하고 글 쓰는 걸 포기하지 않을까? 그랬기에 작가분들이 힘을 낼 수 있는 방안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리뷰 시스템만이 아니라 작가 지원 정책이나 문학상 등 독자의 수요 유무와 관계없이 좋은 작품은 주목받고, 출판으로도 이어지고 2차 판권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구조면 작가분들에게도 작은 힘이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가끔 여러 업체들이 미팅하러 오면 브릿G에 대해 해주는 말은 한 가지입니다. 다른 곳과 달리 ‘스토리텔링’이 있는 작품이 많아 눈여겨 보고 있다. 이것은 매우 기분 좋은 말이었습니다. 웹소설의 가파른 성장세와 달리 스토리텔링의 성장세는 제자리걸음인 게 현실이고, 웹소설이 가진 약점을 보완해 줄 만한 흐름을 브릿G가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기에, 그러한 말들이 이를 증명해 준다는 생각해 기분이 아주 좋아지지요.

 

많은 분들이 여러 대표적인 웹소설 사이트와 브릿G를 비교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곳들은 둘 중 하나를 갖추고 있습니다. 많은 자본과 충분한 홍보처를 가지고 있든가 10년 이상 운영되어 오며 작가와 독자간의 커뮤니티가 잘 발달되어 있든가 말이죠. 후발주자들이 고전을 하는 이유는 이 두 가지 중 어느것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브릿G에는 그 두 가지가 갖춰져 있느냐? 전혀 아닙니다. 수십억의 거대 자본이 있어 작가분들을 섭외한 것도 아니고(사실 어중간한 자본으로 작가분들 몇몇을 섭외했다가 실패하는 사례를 참고하긴 했습니다.) 10여 명의 전담팀을 둔 게 아니라 한 분의 개발자와 황금가지의 편집부, 디자이너, 전산 담당자가 투잡식으로 매달려 5년만에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당장에 플랫폼을 열어 출판사의 작품을 유료로 많이 팔아서 수익을 낸다?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료 작품 판매가 그만큼 이루어지려면 적어도 회원수가 최소 2-3만 명은 있어야겠지요. 때문에 애초에 브릿G로 1-2년 이내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낼 거라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바로 이러한 마음이 브릿G의 장점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조급하게 수익을 내려 하기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끈기 있게 투자하고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엔 브릿G에서 좋은 작품을 만나 책으로 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또 모르지요, 그렇게 나온 작품이 2차 판권 판매, 스크린셀러로 베스트셀러, 그리고 이를 통해 다시 브릿G에 독자 유입… 아이쿠 당장엔 꿈 같은 이야기군요) 어쨌든 나은 환경을 위해 모든 부분에서 꼼꼼하게 체크하고 또 충실히 투자하는 중입니다.

 

최근에 디자이너와 전자책 및 브릿G를 함께 관리할 편집자를 각기 충원하였습니다. 매주 브릿G 관련 회의를 하며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 논의하니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순식간에 기력을 다 소진시키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며 각자가 서로에게 조금씩 천천히 하자고 다독이기도 합니다. 작가분들께도, 독자분들께도 이러한 기조에 함께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또한 이러한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해 본 게 처음이라 실수도 많고 성에 안 차는 부분도 많겠지만, 그렇기에 더 귀를 기울이고 더 절실하게 발전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열정이 장기전에 대비한 튼튼한 지구력과 만난다면… 그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긍정적이지 않겠습니까?

 

어느덧 브릿G에 올라온 장편과 단편의 총 종수가 1000종에 이르렀습니다. 고작 1달 반의 시범 서비스 치고는 예상 외의 수치이고, 덕분에 편집부도 더 많이 바빠졌답니다. 여름 전엔 2000종 이상이 올라올 거라 기대할 수 있을 테고, 황금가지의 수십만 권의 도서와 기존 전자책과 새로운 전자책 등에 브릿G의 광고가 꾸준히 실려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머잖아 좀더 시스템이 정리되면 대대적 광고가 진행되겠죠. 그리하여 자유게시판이 시간단위로 페이지가 넘어갈 정도로 떠들썩하고 댓글이 너무 많아 댓글 막아달라는 건의가 도배될지도 모릅니다(제 희망사항입니다 ^^) 어쨌든 그 순간까지, 모두 다 함께 갔으면 합니다~  물론 그냥 함께 가시는 게 아닙니다. 작가분들과 독자분들을 위한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여러 기획과 이벤트 잘 준비하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행복한 저녁 되세요. 긴 횡설수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라비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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