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돌아왔습니다!

분류: 수다, 글쓴이: 박짝, 18년 2월, 댓글30, 읽음: 133

안녕하세요.

지난 11월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었던 박짝입니다.

제가 간만에 밖으로 나오니 한 지인은 “비트코인하다 망했냐?”(…)고 하던데. 그건 아닙니다 껄껄. 아, 그렇다고 크게 딴 것도 아닙니다 껄껄껄. 묘하게 숨었다 나오는 시기가 떡상 떡락과 궤를 같이 하긴 합니다만 ㅋㅋ 안했으요.

그렇다면 무엇을 했느냐. 숨었습니다! 잠수. 핵잠수!

요부분은 좀 진지하게 말씀드려야 될 부분이라 웃음기를 뺍니다.

 

리뷰 쓰는 중이라고 몇차례 말씀 드렸던 노말시티님이나,

트위터로 따로 쪽지를 주셨던 한샘님과 맃대인

아침마다 한편씩 꼭 읽어주신 이연인님.

그리고 늘 서로 격려하며 업뎃 할때마다 댓글놀이를 하던 절친 탱탱님께 많이 죄송합니다.

 

그리고,

제 글 업뎃이 안돼서 조금이라도 답답하셨던 분들에겐 모두 죄송합니다. 어라? 그렇다면 이 부분에선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에겐 죄송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하하. 읽는 분이 많지는 않았던 글입니다.

 

그간 숨었던 사연은 우울한 이야기라 우울하게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하.

그럼, 좋은 이야기부터 할까요?

저는 물리학 박사를 안하기로 했습니다! 껄껄껄 정말 축하받을 일이지요?

긴 롱패딩을 펄럭 하며, 남겨진 연구원들에게 칠 적당한 대사는

난 간다! 병신들아!”

일텐데요ㅋㅋ

사실, 성과가 안좋아서, 혹은 연구가 싫어서, 못 해먹겠다! 하고 때려친 것은 아닙니다.

연구성과도 좋고, 하던 연구도 순항하던 중이었어요. 여태 이 분야에서 안 쓰이는 물질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구요. 저희 분야에선 꽤 의미 있는 숫자가 있는데, 그걸로 월드레코드도 찍었습니다. 세계신기록! 껄껄껄. 그런데! 박수칠 때 떠나기로 했어요. 쎄굿빠

사실 교수님도 정말 제가 존경하는 분이고 제 편의를 많이 봐 주셨습니다. 연구실 친구들에겐 진지하게 이런저런 이야길 털어뒀으니 여기서 이렇게 가볍게 말해도, 설령 나중에 봐도 욕하진 않을 겁니다 ㅋㅋ 가족 같은 친구들이니ㅋㅋ.

뭐 이런 얘길 해놓고 현시창이라고 얘기하면 저더러 미친놈이라고 하실 텐데요. 건강상의 이유를 제외하고 박사과정을 관둔 이유를 말하자면, 그게 맞습니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이렇게 말씀드리면 당연히, “앞에서 중요한 지표로 세계기록 찍었다며. 그걸로 뭐가 부족해?”라고 하실 겁니다. 근데 제 꿈이 너무 높은 탓이겠지요. 현실적으로 지금 활약상에 안주하면 교수직이나 잘나가는 연구직에 가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를 제끼고 몰빵을 하면 도전해볼 정도는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은 언젠간 아이작 아시모프처럼 연구도 하면서 글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거기까진 못해먹겠더라고요. 그 양반은 천재라서 됐나봐요. 너무 뒤늦게 알았어요 ㅋㅋ. 아이 참. 나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박짝은 딱 범재입니다. 박딱범(…?)

텐션이 좀 높지요? 이게 다 졸업해서 그렇습니다. 박사를 관뒀다는 이야긴 좋은 이야기 맞습니다. 껄껄껄.

그래도 어디 가서 물석사 얘기는 안 들을 것 같네요. 세상에 물박사도 얼마나 많은데! 껄껄걸

 

저는 글 바깥에서도, 글에서 쓰는 웃음소리와 마찬가지로 자주 웃고 넉넉하여 만사 편해 보이는 사람입니다만, 가끔,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서 생쥐나 두더쥐처럼 쏙쏙 숨는 경향이 있습니다. 찾으러 가면 막 더 숨고 그래요 ㅋㅋ. 그땐 옆에서 난로 틀어놓고 겨울 땅 얼어서 춥다. 나와하고 살살 꾀면 나옵니다 ㅋㅋ.

약을 먹었고, 많이 나아졌습니다. 연구를 다시 할 수준은 되었지만, 업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 심신을 요양한 뒤, 느지막한 나이에 군입대를 생각하는 중입니다. 껄껄껄. 애기들 모실 생각하니 기부니가 째지는군요 껄껄껄. 그렇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박사를 포기한다 -> 박사 병특을 안한다 -> 현역입대 ㄱㄱㅆ!

 

어쨌든 저는 계속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계속 글을 쓰고 있었구요. 다만 업로드하지 않고 조금 쌓아 뒀습니다. 무기력한 날엔 어쩔 수 없을 때가 종종 있었지만, 프사에 걸고 있는 비비킹께 맹세코 할 수 있는 만큼 했습니다. 덕분에 구상했던 1부 내용까지는 군입대 전까지 어떻게든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

 

다 쓰고 보니 전반적으로 울면서 웃는 삐에로 같은 이미지라 그로테스크한 글 같네요ㅋㅋ. 저는 안 울고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연구실에 혼자서 이런 글을 적고는 있지만, 울진 않아요!

 

어쨌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가족. 아버지, 어머니, 형님. 정말 고맙습니다.

뜻하지 않게 큰 후원자 역할을 해주신 지도교수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몇년 전에 글 쓰겠다고 퇴교하겠다는 저를 붙잡고 휴학으로 해주셨기에 다시 복학도 해보고 연구도 맛보고 성과도 내보고 빛나는 상태로 퇴장할 입장까지 되었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같이 붙어 다니던 3인방 모임도 아주아주 큰 도움이 됐고요.ㅋㅋ

 

수상 소감도 아닌데 마지막에 갑자기 이런저런 고마운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이 글만큼은 퇴고하지 않으렵니다.

저는 돌아왔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반갑습니다! 여기까지 이 따위 글을 읽어주셨다니 제가 썼던 소설도 한번 읽어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껄껄껄. 이 소설은 본 글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지만 한번 읽어 보셔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역시 홍보맨여기서까지 홍보를주르륵.

 

글은 눈감기 전까지 쓸 겁니다. 느려도 뛰는 겁니다. 거북이, 달린다!

박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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