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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글쓴이: 달닿, 1시간 전, 댓글1, 읽음: 35

80년대 중반 이후였나, 정확한 시기는 가물가물합니다.

당시 집에 세계문학전집이었나, 그것도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책 100권 구입하면 책장까지 세트로 된 게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월간 뉴턴도 정기구독하고 있었고요. 그외에도 전래동화나 이런저런 책들이 좀 있었는데, 웬만한 건 다 읽어보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억으로는 그렇게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고요.

제일 재미있었던 건 코난 도일이나 애거사 크리스티 같은 추리소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읽는 탐정소설이 꽤 많았던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장래희망이 탐정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나라에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없고 일본에는 탐정이 있다는 것까지 알아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탐정이 되고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봤겠죠.

그때는 추리, 탐정 관련 이야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트릭들이 몇 개 있는데, 얼음으로 칼을 만들어 사람을 죽이고 나면 녹아서 살인도구가 사라진다거나, 가래떡이 굳으면 딱딱하니까 그걸 흉기로 쓰고 나중에 떡국을 끓여 형사에게 대접해서 증거를 없애버린다거나.

뭐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이 되나 싶은 것도 있는데 그때는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서 읽었는지는 이제 기억도 안 나고요.

그런데 중학생 이후로는 탐정소설을 읽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괴도 루팡이나 루팡 3세 같은 애니를 마지막쯤으로 접하고 추리소설은 그냥 빠이빠이.

그러고 한참 지나 결혼하고 아이들이 태어났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명탐정 코난에 빠져 살았습니다. 책도 모으고 영화도 보고. 이제 대학생이 된 둘째는 아직도 코난 극장판 개봉하면 달려가서 봅니다.

저는 최근에 다시 옛날 추리물의 트릭이나 공식들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제대로 써보겠다는 것보다는 그냥 아이디어 차원의 스케치 같은거죠.

그러다 추리물에 흔히 나오는 클리셰나 트로프, 밀실이나 고립된 산장 같은 장르의 컨벤션도 찾아보고, 복선이나 맥거핀, 모티프, 미장센, 페이오프 같은 용어들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알고 있던 것도 있고 정확한 이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도 있고요.

그렇게 옛날 기억에서 이것저것 가져오고, 익숙한 추리소설의 클리셰와 트로프도 가져오고, 오마주도 하고 짜깁기도 하고, 복선이나 맥거핀 같은 장치들도 소설 안에 슬쩍 녹여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들을 그대로 써먹는 것보다 한번 비틀어보는 게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렇게 나온 게 이번에 쓴 단편 [11시 47분]

입니다.

어릴 때 재미있게 봤던 것들을 이것저것 다시 꺼내놓고 가지고 놀다가 만든 이야기라고 하는 게 제일 맞을 것 같습니다.

달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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