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남진기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 ‘한예의 땅’을 소개합니다
이미 어느정도 연재는 했는데, 충분히 서사가 쌓인 뒤에 소개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이제야 자유게시판에 뒤늦게 소개해드립니다.
‘한예의 땅’은 5세기 후반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입니다.
고구려 남진 시기를 배경으로. 대중적 관심에서 비교적 소외되었던 중북부 내륙의 변경사회에 대해 조명한 작품입니다.
제목에 언급된 ‘한예(韓濊)의 땅’도 신라와 백제를 이루는 주류 농경민인 한(韓)과, 비교적 수렵적 성향이 강한, 역사적으로는 때로 한반도의 위말갈(僞靺鞨)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예(濊)가 어울러 살던 한반도 중남부를 지칭하는 명칭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후 고구려의 남진이 시작되고, 고구려인과 고구려의 부용집단들, 이른바 ‘맥인’이 이곳에 남하,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설입니다.
남진기 고구려와 신라 사이의 그레이트 게임을 중심으로 한 변경 전쟁이 주된 소재이지만 그 변경에서 직접 충돌하는 예족과 맥족 집단의 남녀인 수륜과 래영의 로맨스가 어느정도 깔려 있기도 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로맨스가 과연 장르적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준은 아닌 것 같아서 로맨스 장르는 뺐고요.
나름대로 한반도 고대사회를 지나치게 미개하고 낯설고 기묘한 세계로 해석하는 것도 지양하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현대적인 느낌도 지양한, 비교적 일상적이고 토속적이며 익숙한 맥락에서 고대 사회의 투박함과 우악스러움이 공존하는 사회로 복원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제도에 대한 설명이 많아서 어느정도 진입장벽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하나둘씩 그러한 세부사항들이 축적되고 나면 서사의 쾌감이란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토리를 요약하면,
고구려의 남진은 13년동안 이어졌지만 남방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데에 실패하고 신라 측과 우벌성에서의 회맹을 통해 일시적인 종결을 맺습니다.
이 회맹의 결론은 니하와 한수, 죽령과 계립령을 양측의 집단적 경계선으로 삼는 것과 동시에, 니하 서쪽 지역에 고구려군의 군현이 설치되지 않는 고구려계의 복속민, 이주민들이 중심이 된 ‘맥국’을 세워 완충지대로 남겨둔다는 것이었죠. 본래 그 지역의 원주민인 예인들은 두 강대국의 결정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말았고요.
이후 다시 10년이 지나 멸망한 예인 읍락 출신인 수륜이 신라의 변장이 되어 변경 요충지 날성의 지휘관이 되어 있는 상태인데
이제 고구려 장수왕이 병환이 들어 완충국인 맥국을 구원하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라 조정에서는 수륜과 수륜이 이끄는 변방 군사들을 통해 맥국에 대한 전쟁을 도발하도록 지시하게 되죠.
맥국에 속해 있던 한 변경 읍락 거수의 딸인 래영은, 이로 말미암아 고향이 위기에 빠졌음을 깨닫고 지나간 역사와 이 반복되는 보복의 순환을 끊어낼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뇌하다 수륜과 얽히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연재는 신라 조정의 명령을 받은 수륜이 맥국의 변경 읍락인 욱오곡을 멸망시키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는 대목까지 연재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밀한 일상감이 가미된 어떤 낯선 세계에 대한 체험, 전쟁 서사, 국가 형성기의 여러가지 정치적 복잡성 등과 같은 정치극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