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때 읽은 요즘 책(?) 두 권 리뷰 + 잡담

귀신들의 땅
이거 왜 재밌지? 재밌는지는 모르겠는데 재밌음. 일곱 남매 이름도 안 헷갈리고 술술 읽힌다. 문장이 꿈틀꿈틀 살아 있는 느낌. 문장만 봐도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가, 가보지도 않은 대만의 용징과 타이베이, 베를린과 발트해가 눈앞에 그려진다. 시점이 계속 바뀌는데도 하나도 안 헷갈림.
누구 하나 결말이 확실하게 난 인물은 없지만,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중원절이 끝난 뒤에도 계속 살아갈 것 같은 엔딩이라 마음에 듦.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지. 다 읽고 후기를 찾아보니 암울하고 어둡다는 후기가 많아서 당황.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서 함부로 추천하긴 그렇지만, 나는 굉장히 호였다. 울지 마!
유튜브 찾아보니까 소설 배경을 작가님께서 안내해주시는 영상이 존재하는데 ㅋㅋ 상상했던 그대로라 신기하다…
https://minumsa.com/event/38246/
인물 관계도까지 존재!
빵충 사육 준수 사항
이번 도서전에서 1쇄가 완판됐다고 하던 그 책!
졸~~~라 재밌음. 주인공 연령대가 나랑 비슷해서 더 그런 듯. 등장인물들이 영화 <박쥐> 마작 모임 사람들처럼 딱히 호감은 아닌데, 그래도 ‘살다 보면 이런 사람들 종종 만나긴 하지…’ 싶은 정도의 공감은 있음. 다들 그럴싸하게 똥볼을 찬다는 점이.
현대 사회의 이런저런 부분이라든가 시골 마을의 텃세라든가, 이 정도면 2020년대 중반 대한민국에 대한 기록물로 남겨도 될 듯. 영상물로 나와도 책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박찬욱으로 닫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음. ‘박찬욱으로 닫는다는 게 무슨 말이지?’ 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친절한 금자씨> 엔딩을 떠올렸다.
지금은 <설명충 박멸기>, <체호프 단편선>, <주와 연> 병렬 독서 중입니다. 개그와 공포를 동시에!
책장 파먹기 중입니다. 근데 저번 주에 주문한 호시 신이치의 <완벽한 미인>은 아직 배송 중이고, 어제는 잠이 안 와서 <몽키스 구단 에이스팀 사건집> 세트를 샀습니다.
1권 <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 목차를 보는데 1막이 ‘감독님은 왼손 파이어볼러가 싫다고 하셨다’라고 쓰여 있어서… 대체 왜?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볼러가 왜 싫은 거지? 제구가 드럽게 안되서? 하는 생각에 ㅋㅋㅋㅋㅋㅋ
내일이면 브릿G에 글을 올린 지 딱 일 년이 됩니다. 나름 진지한 걸 써보기도 하고 실없는 걸 써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딱히 그걸 통해 뭔가를 이룬 건 없습니다. 첫 글을 올렸을 당시 8월 ‘편집장의 시선’에 선정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미끼를 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브릿G에서 글을 읽으며 시야가 넓어진 건 좋습니다. 세상에는 별별 이야기가 있고, 그걸 별별 방식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읽지 않았을 글을 읽고, 쓰지 않았을 이야기를 써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뭘 잘 쓰는지는 모르겠고 뭘 쓰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쓰고 나서 이게 뭔가 싶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일 년 전보다는 제가 뭘 좋아하고 뭘 재미없어하는지는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대단한 걸 이루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진지한 걸 쓰다가 실없는 걸 쓰고, 쓰다 말고 남의 글을 읽고, 그러다 또 뭔가 생각나면 쓰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