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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3 분노의 감상기 — 놀랍게도 마일드 버전

분류: 수다, 글쓴이: 아침은삼겹살, 44분 전, 댓글9, 읽음: 15

홍보에 낚여서

개봉직후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집에 돌아온 직후, 약 30분 만에 쓴 감상입니다.

감정이 충분히 가라앉은 뒤 쓴 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직 끓고 있을 때 뚜껑만 닫고 썼습니다.

그래도 육두문자와 노골적인 표현은 모두 제거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보실 글은
분노 100% 원액을 음용 가능한 수준으로 희석한 마일드 버전입니다.

원액은 저도 다시 보기 무섭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아바타 3 분노의 감상기

러닝타임 3시간 반짜리 영화는 정말 희귀하다. 보통 상업 영화는 관객을 위해 실용적인  이유로 두 시간 반 내로 러닝타임을 허용한다.

우리는 보통 재미있는 영화를 볼 때 시간이 줄어드는 체험을 한다. 어떤 대상에 몰입했을 때 시간이 어느새 지나갔다는 이야기를 하지.

시간이 증가하는 체험은 엄청나게 희귀한 체험이다.

몰입하지 않는 상황에서 체감 시간이 증가한다는 것은 대부분 괴로운 경험이다.

나는 오늘 3시간 반이 35시간으로 느껴지는 타임머신을 탔다.

솔직히 말해 이것은 진귀한 체험이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압도적인 비주얼에, 8K에 해당되는 엄청난 해상도의 액션 영화가 이렇게 진귀한 체험이 되다니~

영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싫다.

아래 네이버 영화 베스트 댓글 추천 2위 한마디면 족하다.

“이거 3편 맞지? 2편 재개봉 아니지?”

나는 한마디를 더 추가하고 싶다.

“1편하고도 서사는 똑같아요.”

좋은 음악이 3분도 아니고 3시간 반 동안 반복해서 흐르면 어떨까.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외친다.

“우리 비주얼 쩔지?”

문제는 똑같은 이야기를 3시간 내내 반복한다는 거다.

우리 비주얼 쩔지?
우리 비주얼 쩔지?
우리 비주얼 쩔지?

이렇게 장면이 바뀔 때마다 외친다.

참고 기다렸다.

뭔가 다르겠지.
새로운 게 나오겠지….

혹시라도 새로운 게 나올까 봐 1시간, 2시간, 3시간, 3시간 반까지 러닝타임을 버텼다.

아, 끝나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런 고문을 당해야 하나….

분석충답게 최대한 분석을 해 봤다.

억만장자인 제임스 카메론 형이 작가를 충분히 고용할 돈이 없을 리가 없다.

저게 얼마짜리 제작비의 영화인가?

영화 원데이투데이 찍나?

여러 가지를 생각했지만 그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3시간 반짜리 섬광탄 영화를 만든 이유는 하나밖에 결론이 없었다.

바로 게으름이다.

1편, 2편의 천문학적인 흥행에 따른 게으름.

비슷한 운명을 지녔지만 대척점에 있는 IP가 있다.

바로 톰 크루즈 형의 「미션 임파서블」이다.

우리는 영화 티켓을 산 순간 이미 엔딩을 안다.

에단 헌트가 초시계가 다 되기  전  즉 위기 5초 전쯤 세상을 구한다.

제작진은 작가들을 갈아 넣었는지 매번 똑같은 엔딩이지만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구하고, 새로움에 스릴감까지 느낀다.

여기에는 “게으름”이 아닌 참신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수작은 된다.

이 단계를 넘어선 게 바로 조지 밀러 옹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다.

이 일흔이 넘은 거장은 나온 지 30년이 넘은 자신이 감독한 이전 작품들을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예술의 경지로 올린다.

내용은 “맥스가 겁나 폭주하며 달리는 악당 처단 생존기”로 같지만, 주인공이 맥스에서 퓨리오사로 넘어오고, 도망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하는 등 전편과 다른 영화가 된다.

「혹성탈출 3」, 「범죄도시 3, 4」, 「보스」, 그리고 「아바타 3」.

내가 근 10년간 본 영화 중 최악 베스트 5에 올라간 「아바타 3」를 끝으로, 앞으로 나올지 모르는 제임스 카메론 형의 「아바타 4」를 절대 시청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린다.

끝으로 게으름은 무관심으로만 치유가 가능함을 알린다.

아침은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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