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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있을 때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잊고 살아가는 걸까요?

분류: 수다, 글쓴이: 김뭐시기, 19시간 전, 댓글13, 읽음: 80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주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언니의 ‘도련님’ 장기 대출도 마무리되어 제가 가진 책들을 최종적으로 한 번 찍어두고, 다시 두 권을 빌려줬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제 책을 언제든 빌려주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당근에 올려둔 KBO 카드 나눔글에 답장을 보내고, 사두었던 책들을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습니다. 내용이 쏙쏙 이해되는 기분이 들어 여러 권을 연달아 읽었고, 노트북을 켜 브릿G에서 글을 읽다가 오랜 점검 끝에 새로 열린 메이플랜드에 접속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렉이 너무 심해 게임을 끄고, 다시 구독함에 있던 십수 개의 글을 읽으려던 찰나였습니다.

엄마가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시더니 피를 조금 보셨고, 곧 아빠와 함께 응급실로 향하셨습니다. 그 순간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곤 택시를 잡아드리는 것뿐이었습니다.

엄마도 이제는 더 이상 아끼지 않고 에어컨도 마음껏 틀고, 좋은 것도 먹으며 지내야겠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기침을 여러 차례 심하게 하시더니 결국 피까지 보시는 모습을 보니, 머릿속이 멍해집니다.

 

어차피 내일 가기로 했던 병원을 오늘 조금 일찍 가는 것뿐이고, 별일 아니기를 바라면서도 홀로 집에 남아 방 안에 울리는 선풍기 소리만 들으며 노트북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눈물 한 줄기가 흘렀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을 후회해 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고, 방법을 찾아 하나씩 대처하면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마음은 좀처럼 따라주지 않나 봅니다.

엄마가 회복되시면, 마침 여권도 발급받으셨으니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가족 모두 함께 홋카이도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래도 현재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형제가 있다면 같은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니에게도 연락을 해봤습니다. 언니는 괜찮을 거라며 저를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세탁기에 있는 수건부터 널어야겠습니다. 엄마가 해가 좋을 때 수건을 널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까요.

 

인간은 왜, 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김뭐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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