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소개글이란 무엇인가

분류: 수다, 글쓴이: 노르바, 1시간 전, 댓글5, 읽음: 20

네, [소개글]은 로그라인으로 짧아야 한다고 제가 종종… 말했을 겁니다.

그건 제가 브릿G에 들어온 첫날 깨달은 겁니다.

 

일단… 또 제 작품을 예시로 갖고 왔습니다.(보든 안보든 숨쉬듯 홍보중… 은 아니고… 정말 예시용)
맨 처음 올렸던 작품이니까요.

그리고 소개글을 보고 오십셔.

 

잠시.

아마도 K모 사이트나 N모 사이트에서 웹소설을 보시는 분들은 이런걸 주로 보셨을겁니다.

 

매애앤처음에 아무 생각도 없이 올렸을 때는 저도 그 영향으로 멋모르고 소개글이 길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이 모든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내 앞에 앉아 나를 똑바로 바라보던 ‘그’의 말에 따르면 그렇다.
그는 자신을 ‘신’이라고 소개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냥 단정하게 입은 평범한 ‘사람’으로 보였으니까.

문제는 내가 분명히 ‘그’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 와중에도 얼굴이 전혀 기억나지 않고, 마찬가지로 단정하게 입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입었는지 아무리 떠올려 보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봐. 그래서… 당신들은 과거에만 머물던 신화가 아니라,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있다는 거지?”

내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계속 있어왔다. 너희가 상상하는 과거의 황금시대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다. 지금도, 여기에서도, 형태를 달리하며 이어지고 있다. 그러니 네가 하는 일은 새롭게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것이다.”

나는 비꼬듯 되물었다.

“음, 그러면… 그…. 어디선가 토르가 망치를 휘두르고 있고, 어디에서는 거인이 울부짖고, 또 어디에서는 오딘이 술수를 부리고 있다, 이런 말이야?”

그는 고개를 저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겉모습에 집착하면 보지 못한다. 우리는 형태를 바꾸며 존재한다. 과거에 기록된 모습만 떠올린다면 결코 우리를 이해할 수도, 발견할 수도 없을 것이다. 네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그저 ‘항상 일어나는 사실’들을 기록하는 것, 그것이 곧 우리에 대한 기록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나는 신들로부터 ‘증언’을 위임받은 셈이다.

…이대로 지금까지 있었으면 정말 끔찍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소개글을 읽고 이 소설을 읽고 싶으십니까? 아니지, 소개글을 클릭은 하시겠습니까?

 

이 화면에서요?

일단 전 안할겁니다.

브릿G는 양상이 웹소설 플랫폼들이나 어플과는 다릅니다. 그리고…

독자는 게으릅니다. 제목, 태그, 장르, 성향, 저 화면에서 보이는 아주 짤막한 소개글 앞부분만 보고 본인 취향을 가늠하고 클릭하게 됩니다. 저걸 일일이 하나하나 다 클릭해서 기나긴 소개글 볼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신나게 한 너댓화 올린 후, 저 화면을 보자마자 바로 깨달았습니다. ‘아… 짧아야 하는구나’
그렇게 소개글’이었던 것’을 좀 더 길게 써서 프롤로그로 만들고 소개글을 다시 작성했죠.

현재 소개글은 이렇습니다.

옴니버스 현대풍 판타지 소설 형식을 빌린 북유럽신화 다이제스트 강의록.
근데 이제 신들이 작가에게 직접 말해주는.

더 줄여볼까요?

북유럽 신화의 현대적 재해석

 

처음 소개글과 이 소개글을 비교했을때, 어떤 게 더 간결하고 알기 쉽고 클릭하고 싶어질까요?

 

다른 작품을 봅시다. 제가 구독해 두고 종종 보는 작품입니다.

99살까지 살고 죽었다.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다.
결혼도 했고, 자식도 있었고, 아내랑도 그럭저럭 잘 살았다.

그런데 눈을 뜨니 스물여덟.

그리고 소개팅 자리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말했다.

“늦는 버릇도 그대로네요.”

윤하린.

전생의 아내였다.

문제는 이 여자, 나를 이상하게 기억한다.

나는 꽤 괜찮은 남편이었다.
조금 무뚝뚝했고, 가끔 말이 늦었고,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삼키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린은 달랐다.

“당신은 전생에도 자기 기억에만 유리했어요.”

억울했다.

첫 키스도, 첫 고백도, 결혼기념일도.
우리가 기억하는 전생은 이상하게 조금씩 어긋났다.

전생엔 부부.
현생에선 소개팅 상대.

다시 사랑하기 전에, 일단 내 억울함부터 풀어야겠다

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소설인지는 알기 쉽습니다. 로판 소개글 많이 보신 분 같습니다. 길지만 나름의 모범사례로 뽑고 싶습니다.

줄여봅시다.

99살까지 살고 죽었다. 그런데 눈을 뜨니 스물여덟. 그리고 소개팅 자리 맞은편에는 젊은 시절 아내가 앉아있다. 문제는 이 여자, 나를 이상하게 기억한다.

자, 이정도만 해도 되지 않을까요?

제목부터가 이미 [전생의 아내가 나를 잘못 기억한다]입니다. 제목으로 무슨 소설인지 알겠습니다. 회귀물이네요. 장르는 로맨스판타지네요. 표시도 그렇게 되어 있네요.

그러면 소개글로는 누구누구가 나오고, 무슨 이유로 이 소설과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주인공의 목표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만 있도록 쓰면 됩니다.

수정한 소개글만 봅시다. 일단 주인공은 99살까지 살다 죽은 ‘남자’네요. 그런데 28세로 회귀했고, 전생의 마누라도 회귀했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기억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럼 주인공이 이 소설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뭘까요? 오해를 푸는 거겠죠. 그러면 독자들은 읽기 전에 결말을 기대하면서 뼈대를 잡고 갑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서로 어긋난 기억이 맞춰지고 오해가 풀릴까?

‘뻔한 결말’, ‘뻔한 장르’ – 즉 어떻게 오해가 풀리고 다시 잘 살게 될까가 뻔히 보입니다. 하지만 기대합니다. 해피엔딩을요. 동시에 그 과정의 참신함도 기대하게 됩니다. 왜냐면 주인공이 참신하게도 ’99세에 죽은 남자’거든요.

이해 되셨습니까?

 

 

구독하는 작품들 중에 꽤 모범사례라 생각하는 작품 하나입니다.

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검을 쥐었고, 나는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 운명 한복판으로 걸어 나간다. 내 인생 왜 이러냐.

짧지만 무슨 소설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장르에 무협이 되어 있고 태그에는 선협, 중국신화, 말하는 검, 등이 적혀 있습니다.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 운명’에서 사건자체는 무거울거라는 예측이 됩니다. 하지만 소개글의 ‘내 인생 왜 이러냐’에서 주인공의 성격이 어둡거나 진중하진 않고, 개그 발랄이 위주일거라는 것도 예상 가능합니다. 무엇이 소재이며 주인공의 성격이 어떤지까지 파악 가능합니다.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소개글 최악의 사례 가져와 보겠습니다.

[실화 웹소설] 어린 사나이

시놉시스

시간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소년은 초등생 2학년 시절 곤지암 신대리 마을에 이사온 강현의 가족은 얼마 지나지않아 강현은 백승희 라는 여자를 만나게된다.
그녀와 가까워진 강현은 백승희 에게서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직감한다.
백승희는 강현에게 지속적인 관계를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강현은 관계를 살인 으로 오해해 그녀에게 살인충동을 느껴 어린나이에 칼을 집어들고 칼부림을 행하게된다.
도망친 그녀는 경찰과 어른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오히려 강현의 오해와 분노가 가라앉을때까지 기다려준다 이후 백승희는 강현을 데리고 폐가 체험을 시킨다는 핑계로 장난삼아 그를 버리고 가는 장난을 치게되고 강현은 그곳에서 결국 자신의 잠들어있던 전생의 살인 인격이자 귀신을 끌어들이는 보이지 않는 존재 조폭 귀신들이 강현의 앞에 나타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 조영필과 그의 간부이자 일본 여자 조폭 귀신 ” 미츠카와 미츠키 “가 강현을 자신의 조직을 이끄는 후계자 리더로 세우기 위해 귀신세력을 없애는 암살자로 키우게되고 그 과정에서 강현은 내면속 인격이자 전생의 귀신 암살자 인 전직 조폭 귀신의 보스 켄지의 정체성을 보게 되는데…

솔직히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다가, ‘시간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실화 웹소설] 어린 사나이 시놉시스’로 시작합니다. 이렇게 쓰면 다들 아시겠지만, 연재물 목록에는 “[실화 웹소설] 어린 사나이”까지만 보일겁니다. 왜 독자가 소개글에서 제목을 중복으로 또 봐야 하죠?

그리고 그 다음 문장.

한 소년은 초등생 2학년 시절 곤지암 신대리 마을에 이사온 강현의 가족은 얼마 지나지않아 강현은 백승희 라는 여자를 만나게된다.”

주어 동사가 맞지 않습니다. 주어만 몇개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소년은] [강현의 가족은] [강현은]

“초2학년 시절, 곤지암 신대리 마을에 이사온 강현의 가족은 얼마 지나지않아 백승희 라는 여자를 만나게된다.”

이게 맞겠지요.

독자가 어찌저찌 클릭해서 저 소개글까지 읽었다 치더라도 절대 본문은 클릭하지 않을겁니다. ‘이 사람은 소개글조차 퇴고하지 않는구나’

소개글은 시놉시스가 아닙니다.

 

모든 부분에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제목, 태그, 장르표시, 성향표시, 그리고 소개글.(추가적으로… 읽어주길 바란다면 나도 남의 것을 읽어주어야 합니다. 덧글도 남기고 좋아요도 누르고 리뷰도 쓰고 별점도 주고)
슬픈거북이님 말대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는 아마추어니까…”

아닙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돈을 받고 자기의 생산물을 파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단 한푼이라도 돈 받고 팔아봤으면 프로입니다. 허접한 프로도 있고 천재적인 아마추어도 있습니다. 아마추어더라도 아마추어리즘은 버려야 합니다.

본인이 뭔가 만들었다는 건, 결국 그걸 누군가 사용하든 봐주든 하길 원하는 겁니다. 열심히 썼는데 단 한명도 안 봐주면, 서운하시지 않습니까? 최소한, 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 봐야하지 않습니까?

다만 ‘맞는 방향’으로요.

 

소개글, 즉 ‘로그라인’을 간략하고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작품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뭐가 들어가야 할까요?

픽사는 4가지를 제시합니다. 주인공, 목표, 장애물, 변화. 

이 중에 변화까지는 안 넣어도 됩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누구인지, 뭘 이루고자 이 이야기가 시작된건지, 그 과정의 장애물은 무엇인지 최소한 유추는 가능해야 합니다.

당연히 많이 보고 써보고 훈련하지 않으면 작성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뭐… 저야 항상 말이 짧다는 지적을 받던 사람이라 조금 수월할지도)

지금 거의 끝나가는 연재긴 하지만

이 작품의 소개글도 엄청 긴걸요.

불멸재생능력을 숨기고 살던 릭은 어느날 갑자기 알 수 없는 시설에 잡혀와 실험이라는 이름하에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방에 염동력자 엘린이 있었다. 퀸시라는 이름의 관리자는 그들이 서로가 서로의 족쇄가 되도록 계획한다.

고심하며 줄인거긴 한데…

 

지금 작품성 자체는 무난한데 정작 구독자나 읽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장편연재작들의 문제는 거의 대부분이 이 소개글에 있습니다. 프롤로그에나 가 있어야 할 정도의 분량이 소개글에 있고, 그 소개글이 전혀 매력적이지도, ‘그래서 누가 뭘 하겠다는거야??’ 라는 의문만 남기고 있거든요. 다른거 찾아보기도 바쁜데 그 소개글을 무시하고 클릭할 정도의 독자는 거의 없습니다. 독자가 안 늘어서 고민이다, 리뷰공모를 해도 아무도 안 들어온다, 하면… 소개글부터 고쳐보세요.

노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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