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만우절 n행시] 도전해 보겠습니다.
잘들 지내시죠? 요새 웹툰 원고 그리느라 정신없는 나날이네요.
그 와중에도 소설로 만들 이야기 아이디어는 쌓이고 있습니다.
<청록의 시간> 고치는게 다 되면, 단편들을 또 하나씩 써서 올릴것 같네요.
그럼 만우절 n행시 입니다!
12개 단어, 42자.
유료, 이용약관, 개인정보, 처리방침, 저작권, 보호, (주)민음인, 대표, 박근섭, 종합베스트, 사업자등록번호
유 : 유명한 사람이었어요. 누구나 그를 알고 있었죠.
료 : 료 사에바. 그는 시티헌터라고 불렸어요.
이 : 이제는 사라진 신주쿠역 게시판에 가서,
용 : 용기를 내어 XYZ라고 적으면 그를 만날 수 있었죠.
약 : 약한 사람을 돕는 히어로도 아니고
관 : 관심을 갖는 여성 의뢰인에게만 유독 친절한 변태지만,
개 : 개처럼 발정나서 여성 의뢰인을 성추행하려고 할 때도 있지만, 어쩌면 그건…
인 : 인간적인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그의 발버둥일지도 모르죠.
정 :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의 참혹한 전쟁속에서 그는 길러졌으니까요.
보 : 보이지 않는 뒷골목의 어둠 속에서 숨어 살아야 하는 사람.
처 : 처음 그를 만난 건, 저를 쫓아다니는 스토커 때문이었어요. 그 스토커는 매일 저의 집에 물건을 놔두고 갔죠.
리 : 리본으로 묶여있는 작은 선물상자. 처음엔 그 상자를 무심코 열어봤어요.
방 : 방금 놓고 간 것처럼 온기가 느껴진게 이상한지도 모른 채. 그 상자를 열었을 때, 전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침 : 침대에 있어야 할 제 작은 펜던트가 들어있었거든요.
저 : 저도 모르게 그는 제 침실에 들어와서 물건을 훔치고, 그걸 다시 선물상자에 넣어서 현관 문 앞에 놓고 간 거예요.
작 : 작게 어디선가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어요. 놀라 주위를 둘러 봤지만… 아무도 없었죠.
권 : 권총이 필요했어요. 저를 지키기 위해서요.
보 : 보시다시피, 저는 경호원이거든요. 그리고 저는 이게 그놈의 짓인지 어렴풋하게 알 수 있었어요.
호 : 호신용 무기, 무술, 그런걸 배웠지만 소용 없을 거였어요. 그는 제가 실수로 죽게 만든 의뢰인, 조직의 보스 아들이었으니까요.
문 : 문제는 저도 의뢰인을 죽게 했다는 죄책감과, 경찰에 차마 알릴 수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신주쿠역으로 갔죠.
의 : 의뢰를 받아줄 지는 몰랐지만, 아직까지도 그가 활동할 지는 몰랐지만.
주 : 주말에 역 앞에는 인파가 가득했어요. 거기에서 떨리는 손으로 XYZ라고 써내려갔어요.
민 : 민간 업계에선 권총을 개인이 소지하고 다니지 못해서, 권총이라도 구하려고 했죠. 분필로 게시판에 다 적자, 제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어요.
음 : 음이 낮은 소리로 나즈막히, 어떤 주소를 말했어요.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 그는 사라진 뒤였죠.
인 : 인파를 헤집고 저는 주소를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시티헌터가 아직 살아있다니!
대 : 대머리인 그의 친구도 있을까요? 그의 파트너이자 연인인 카오리는?
표 :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어요. 안심인지, 팬심인지.
박 : 박물관으로 이어졌어요. 그 주소를 따라가 보니.
근 : 근처를 둘러봤지만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이나 입구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박물관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것 같았죠.
섭 : 섭외가 가능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어요. 권총만 구할 수 있는게 아니라.
종 :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그는 제가 경호원이라는 꿈을 꾸게 해 주었죠.
합 : 합성 짤만 돌아다녔어요. 그가 죽었다는 소문이 들린 뒤로는.
베 : 베일에 쌓인 그였지만, 사라질 때도 그렇게 바람처럼 어둠속으로, 그렇게 사라진 거였어요.
스 : 스토커를 해결하려는 이유로 의뢰를 한 거지만, 어쩌면 그를 만나는 것 자체가 이유겠죠.
트 : 트집을 잡는다고 한다면, 아마 어쩔수 없이 ‘당신을 만나려 한거다’라고 말할 수 밖에요.
사 : 사람들이 드문 드문 걸어다니는 박물관 입구로 들어가서, 저는 소지품을 넣는 로커앞에 서서 동전을 넣었어요.
업 : 업그레이드 되어 나타난다면 더 좋을 것 같았어요. 그가 활동하던 시기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까.
자 : 자초지종을 듣고도 제 일을 받아 줄지는 몰랐지만,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그때였어요.
등 : 등에서 서늘한 한기가 올라와, 식은땀이 흘렀지요. 전 얼어붙은 듯 멈춰섰어요.
록 : 록커를 닫는 소리가 등 뒤에서 섬뜩하게 들려왔어요.
번 : 번개가 제 머릿속을 내려쳤어요. 아, 이건 함정이구나.
호 : 호호호, 이제 알았겠죠? 시티헌터를 만날 수 있다는 건 만우절 농담이라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