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25 연말정산] 브릿G를 알게 되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

분류: 수다, 글쓴이: 영원한밤, 2시간 전, 댓글6, 읽음: 35

벌써 2025년 한 해의 끝자락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브릿G 활동을 한번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좋은 이벤트 감사합니다.

 


1. 2025년에 이룬 것, 혹은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창작과 무관해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부여가 되는 일은 브릿G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의미가 큽니다.

 

드래곤라자와 눈마새를 잊지 못하고 한때는 문예부였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20,30대에는 일과 가정에만 매몰되어 살았고, 바쁜 삶이라는 핑계로 문학과도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7년 전 브릿G가 출범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모바일로도 추억의 글을 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감흥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창작욕구가 생겼습니다.

브릿G에 가입한 것은 올해 3월이었지만, 추억에 잠겨 이영도 작가님의 작품들을 읽는 정도였습니다. 아주 가끔 접속하면서 메인화면에 뜨는 편집부 추천 글들 위주로 읽고 혼자 좋아하는 시기를 지나,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제 글을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브릿G의 구조가 눈에 들어오자 다른 작가님들과도 즐겁게 교류하는 법도 배웠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제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하기 쑥쓰러운데 익명성에 기대어 기획했던 글도 꾸준히 써 나가고 있고, 단편글도 제법 쌓이고 있습니다. 며칠전에는 감사하게도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편집부 추천도 받았습니다.

 

브릿G는, 저에게 있어 가장 내밀한 사생활입니다.

오프라인 현실의 삶과 분리된 저만의 시공간입니다.

SNS도 거의 하지 않는 제가 활동하는 유일한 커뮤니티입니다.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던 올해였지만,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공간을 찾았다는 점에서,

브릿G 활동을 시작한 것은 단연코 올해 가장 의미있는 일로 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2025년에 본 창작물 (영화, 책, 기타 등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브릿G에서 다시 찾게되었다 보니, 대부분 브릿G 작가님들의 작품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추가질문에서 따로 다루는 항목이 있으니 브릿G를 제외하면,

 

가족들이 다 같이 관람한 뮤지컬 알라딘이었네요.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 뮤지컬들도 좀 보여줄걸 싶을 정도였네요.

몇 년 사이에 부산에서도 대형 뮤지컬들도 점점 오픈하고 뮤지컬 시장도 커지면서 관심이 생긴 분야이기도 합니다.

 


3. 2026년의 창작, 감상 목표는 무엇인가요?

 

창작 목표는 올해랑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원래 브릿G에서의 목표였던, 기획한 글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세계관의 마지막 이야기까지 큰 그림은 잡아두고 시작했지만, 역시나 막상 실제로 디테일하게 구현하자니 쉬운 작업이 아님을 느낍니다. 덧붙여서 소일장은 빠짐없이 참여해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문학상 공모전에 출품할 수 있는 글도 꾸준히 써보려고 합니다.


감상 목표는,

브릿G에서만 유료작품/무료작품 불문하고 읽기목록에만 넣어 둔 작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일단 다 읽는 것들이 목표입니다.

읽을 목록에 연재작/장편작품이 늘어나면서, 매일매일 선택 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웹툰을 보던 버릇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조금씩 보고 있는데, 하나의 작품을 붙잡고 단숨에 읽어버리는 것으로 감상 방법을 바꿔야 하나 싶습니다.

얼음나무숲, 어스탐의 임사전언과 같이 기성 작가님들의 작품들도 전 회차 구매해놓고 천천히 읽어야지 하다가, 구독해둔 작가님의 중단편 소설 등록 알림이 뜨면 그것들을 먼저 읽는 바람에 진도가 영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소설은 종이책으로 봐야 한다며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아들 녀석의 성화로 엊그제 서점을 지나다가 어스탐의 임사전언은 책으로 구입했는데, 정작 책은 아들 녀석에게 빼았겼습니다.

그 밖에도 선구매 후감상을 선택한 작품들이 상당히 많은데… 조금 덜 바빠진 때에 작정하고 한번 정주행으로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 추가질문 (선택사항): 올해 브릿g에서 감상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혹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 독자는 누구인가요?

3문 3답도 매우 의미가 있지만,

연말정산 이벤트에 각잡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추가 질문 때문입니다.

 

(1) 올해 브릿g에서 감상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 작가

브릿G에서 감상한 작품들 다 좋았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꼽아보자면 아무래도 리뷰를 작성했던 작품들이었네요.

제가 리뷰를 쓰는 경우는, 대개 작품을 읽고 든 생각을 정리하고 싶거나, 작품 자체를 더 탐구해보고 싶을 때입니다. 작품을 더 깊게 파들어 가보고, 작가님의 의도를 좀 더 향유하고 싶을 때입니다. 스크롤을 다 내렸을 때 리뷰를 쓰고 싶다고 마음을 먹게 되는 작품이면, 작가님의 의도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 오독한 것은 없는지 한번 더 곱씹어 읽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더 기억에 남게 되는 듯 합니다.


브릿G에서 처음 썼던 리뷰는 김상원 작가님의 외면술사였습니다. 리뷰 첫 머리에도 썼지만, 브릿G에서 활동하기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타임리프 공모전 중이었고, 역대 수상작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빠져들어 읽었고 타임루프를 이 정도로 변주할 자신은 없었기에, ‘아, 이 정도 되어야 상을 받는구나’하고 감탄하면서 과감히 타임리프 공모전에 출품할 글 소재로 타임루프는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리뷰를 썼었네요.

OriginCode 작가님의 샴발라의 질문은 드라마보다 사유를 택한 작품이었고, 질문을 던지는 글이어서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감정적으로 딱 때린다는 기분이라기보다 거대한 질문의 벽을 마주한다는 느낌이어서, 리뷰를 쓰고 싶어졌던 작품이었습니다. 상당히 해박한 지식으로 다작하시는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풍의 한 축인 무협 장르 기반 글과는 다른 SF 소재 글들 중 하나로, 솔직히 고백하자면 작가님의 SF 소재 글들은 관련 사전지식이 없으면 의도된 재미를 오롯이 얻지 못할까봐 섣불리 시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위 작품은 작가님의 SF 글들에 입문하기에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대화의 편면적인 부분만 서술하는 방식의 신선함은 dcdcssss 작가님의 시간이동윤리학에 대한 소고에서  느꼈었는데, 위 작품은 그런 서술 방식의 장점을 더 극대화시켰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 읽고나서는 어떻게 이렇게 플롯을 짰을까 싶었고 대체 어디까지 찾아보고 준비했을까 궁금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리리브 작가님이 실시간에 가깝게 리뷰에 대한 피드백도 해주셔서, 해당 작품에 대한 창작비화 등을 꽤나 깊게 들어서 브릿G가 창작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다른 작가님과 교류가 가능한 공간이었다는 걸 알게 해준 계기였습니다.

난네코 작가님의 하그리아왕국은, 우연찮게 브릿G 아래 배너에 뜬 작가님의 여름과꽃을 읽고 너무 좋아서 곧바로 구독을 하게 된 작품입니다. 다른 연재작을 읽고 있던 것이 없어서 천천히 읽으면서 연재분을 다 따라잡은 시점에서 리뷰를 썼었고, 지금도 신규 회차 등록 알림을 기다리게 되고 알림을 울리면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구매를 터치하는 작품입니다. 괜히 2025 브릿G 올해의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https://britg.kr/review-single/223636/

적사각 작가님의 바통은 장편연재였지만 800매 내외의 장편치고는 짧은 글이어서, 여름의 끝자락 온전히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이틀만에 확 읽고 리뷰까지 썼었습니다. 백그라운드 설정들이 너무 궁금해서 리뷰를 쓰고 나서도 작가님께 댓글로 이것저것 물었었고, 작가님도 흔쾌히 답해주신 기분좋은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위 리뷰가 2025 브릿G 올해의 리뷰 투표 대상 리뷰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올해의 리뷰로 뽑히신 드리민 님의 리뷰도 바통에 대한 리뷰였으니 그만큼 작품이 흥미로웠다는 반증이지 싶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숏코드복사를 하려고 작품을 찾다가 순간 뜨지 않아서 놀랬는데, 비공개로 전환된 것으로 보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기대해봅니다. :)

 

광기의 호러 귀재 김은애 작가님의 मार पापीयस् (마라 파피야스)는 작가님의 기존의 작품들과 살짝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 강했고, 작가님이 리뷰 공모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곱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리뷰 공모기간 내에 리뷰를 써야겠다 하다가 현생이 바빠서 때 지난 리뷰를 썼었는데, 이달의 리뷰로 뽑히는 행운을 얻었던 작품이기도 했네요. 불교시리즈를 표방하는 작품 중 하나인 위 작품은 불교의 교리를 잘 몰라도, 소설로서 그것을 와 닿게 해주는 힘이 있었달까요.

 

언제나 기묘한 드라마로 눈을 열어주는 용복 작가님의 앙투안은 어쩌면 제가 집필에 부채질을 좀 한 측면이 있어서 리뷰 공모가 아니더라도 꼭 리뷰는 써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야심한 시간에 뜬 작품 등록 알림에 잽싸게 들어가 읽었는데, 읽고나서 창을 나와보니 작품이 사라져 있어서 정말 홀린 건가 싶었더랬죠. 그리고 얼마 후 (저때문에) 개고(생)를 하셨다면서 다시 올린 앙투안은 훨씬 과감해지고 드라마는 더 풍성해져서 돌아왔습니다. 다 읽은 후의 여운도 강했지만 상징과 비유는 계속 곱씹게 되고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보면서 더 깊이를 발견했던 작품이었습니다.

 

브릿G의 팔방미인이자 어느 작품을 가도 친근한 댓글들을 볼 수 있는 나기 작가님의 장편연재작 레바니테:여동생을 되찾는 주술은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여정의 밀도가 높아서, 재밌게 읽으면서도 힘들어서 천천히 따라갔던 작품입니다. 제가 쓰는 대부분의 리뷰는 주로  작품을 해체하고 분석하느라 스포일러가 상당히 많이 포진해 있지만, 주인공 지수와 함께 서사를 따라가는 여정 하나하나, 주인공과 같이 느껴야 할 감정이 독자로서 얻어야 할 감상의 포인트라고 여겨져서, 리뷰의 방식을 조금 달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도 매 회차별로 절묘하게 카페베네 급 끊기 신공을 보여주셔서 장기연재를 할 때 각 회차별로 갖추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네요.

 

유료로 작품을 내건다는 것은 그만한 자신감의 표출로 읽혔고, 다른 글을 통해 작가님이 쓴 글이 제 취향에 맞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상태였기에 주저없이 구매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4CLAMPS 작가님이 리뷰를 의뢰하셨을 때는 처음 받아 보는 리뷰 의뢰에 상당히 놀랬고, 작품을 잘못 이해한 것은 아닌지 더 신경써서 다시 봤었던 기억이 듭니다. 유료 작품인만큼 기존 리뷰들과 달리 중단편을 대상으로 한 리뷰였음에도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었는데, 저는 작품의 구성에 있어서 배운 점도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실제 역사와 접목하는 글을 써보고 싶게 하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한달 정도만에 빠르게 연재되어 완결된지 얼마 안 되었고, 리뷰 작성한지도 하루 정도밖에 안 지난 따끈따끈한 작품입니다. 어느 순간 브릿G 여기저기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노르바 작가님의 가볍고도 그 기저에는 따뜻함이 흐르는 ADHD 용사님은 첫 연재부터 완결까지 연재분을 거의 놓치지 않고 읽는 것에 성공한 작품이었습니다. 몇 번 놓칠뻔도 했는데, 다행히 쉽게 쓰인 글이 빠르게 쏙쏙 박혀서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위처럼 특히 리뷰를 쓴 글들이 기억에 남지만,

질문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으니 이에 대해서 답을 하자면,

완전히 다른 형태로 기억에 강하게 남은 작품이 있습니다.

순문학으로 언제 등단하셔도 놀라지 않을 것 같은, 그러면서도 브릿G 독점으로만 글을 쓰시는 소금달 작가님의 글은 흡입력이 있는데 그런 흡입력을 내기 위해 한치의 오류도 없으려고 치밀한 노력을 들이신다는 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위 작품이 그 중에서도 강렬한 드라마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분명 신파지만, 그 캐릭터들이 너무 애처로워서 후일담을 지어주고 싶다는 창작욕망이 생겼고, 작가님께 허락을 구했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원작에 대한 훼손이 두려워 팬픽 한번 써본 적 없었는데, 다른 작가님의 글을 이어서 써보고 싶다는 강렬함을 남겼던 글이었고 용기를 무릅쓰고 실천에 옮겼더랬죠.

다행히 원작자인 작가님도 좋아해주셔서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2차 창작으로 직접 이어진 만큼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2.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제 글을 찾아주시는 독자 한 분, 한 분이 다 소중해서 잔인한 질문이라 느껴질 정도입니다. 늘 찾아주시고 댓글달아주셔서 늘 감사하고, 한분 한분 다 언급해야 한다면 행여나 실수로라도 빼먹으면 제가 후회하고 서운할 분들뿐이라 그러질 못 하겠네요.

 

그럼에도 한 분을 꼭 언급해야 한다면, 제 글에 처음 찾아와 댓글을 달아준 [루세온]의 1호 독자이자, 기록물을 나열하는 기획으로만 끝날 뻔 했던 것을 세계관 기반으로 단편 소설을  써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조언을 해 준 분이자, 그로 인해 제가 브릿G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해 준 분인 난네코 님을 언급해야겠네요.

브릿G 무플방지위원회에서 오신게 아니실까 싶은 친화력의 난네코 님이 어느 글을 가더라도 친절하게 하나하나 댓글을 다는 모습을 보고, 저도 쑥쓰러움을 내던지고 브릿G를 커뮤니티로 인식하고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전합니다.

 

+ Speacial Thanks To

cedrus Mik (a.k.a 지야 ) 일월명

늘 열어주시는 소일장 덕에 글을 즐겁게 쓰고 생각이 열리고 있습니다. 브릿G 활동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원동력을 제공해주시는 세 분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상 작가명 기록관리인이자 독자 영원한밤의 2025년 브릿G 연말정산이었습니다.

네, 이렇게 이벤트를 빌어,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쓰고 싶었습니다.

 

모두들 따뜻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영원한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