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갇힌 산장] 소일장 종료
7월의 소일장이 종료되었습니다. 열 분의 작가님께서 참여해주셨어요
세 편의 이야기는 비슷한 상황에서 출발하지만 전혀 다르게 흘러갔어요. 먼저 산장에 갇힌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누구인지, 산장에 어떻게 도착했는지 좀처럼 알 수 없어요.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산장 밖에는 어둠이 가득하고 단순히 현관문을 통해서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인물들의 정체와 산장의 비밀을 고민한 끝에 저마다 충격적인 결말에 도달할 수 있었어요. 초자연적 현상을 마주하는 공포를 좋아한다면 창궁 작가님의 <암흑산장>을, 결정적인 순간을 눈앞에 둔 인물의 고뇌를 좋아한다면 구운란 작가님의 <밖으로 나가기>를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유쾌한 반전을 원한다면 플러츠렛 작가님의 <겨울 산장 부수기>를 추천할게요.
산장, 흉가, 폐가, 이런 것들은 공포 체험의 단골 배경으로 그려지곤 하지요.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건물에서 기이한 체험을 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오싹한 즐거움을 주니까요. 나기 작가님의 <산장>에선 오래된 마을에 떠도는 소문들을 다루고 있어요. 버려진 집들 가운데 하나, 유달리 기이한 공간이 있었지요. 무락 작가님의 <폐가에서 생긴 일>은 등산 도중 길을 잃어버린 인물이 경험한 기이한 하룻밤을 그리고 있어요. 놀라서 기절할 것 같은 상황이지만 단순히 무섭기만한 것은 아닌 특별한 경험담이었어요. 매미상과 작가님의 <남천동 폐아파트>는 버려진 아파트와 수영장을 탐색하는 장면만으로도 오싹한 공포 체험을 선사해요. 여기에 더해 아파트의 숨겨진 비밀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소일장의 제시어는 산장이었지만 사실 산장의 형태가 고정된 것은 아니었어요. 중요한 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곳에 위치했다는 사실이니까요. 외딴 건물은 색다른 이야기의 배경이 되기도 했고, 그 자체로 하나의 고립된 세계가 되기도 했어요.
적사각 작가님의 <공수교대>에서는 기묘한 추격전이 벌어지는 배경이었습니다. 세계가 중첩되는 현상 속에서 ‘나’를 지키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했지요. 비인간혁명 작가님의 <내 이름은 전설이다>에서 산장은 인물들의 세계관이 충돌하는 배경이 되었어요. 멸망한 세상을 피해 산장에 피난해 있던 주인공은 혼란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기로 결심하지요. 심설 작가님의 <밤을 보는 눈들> 속 산장에는 초대받은 예술가들이 모여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어둠이 산장을 집어삼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에요. 시각이 사라진 불편함이 예술가들에게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다루고 있는 글이었어요. 경악할 만한 비밀도 준비되어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기록관리인 작가님의 <깊은 산골 산장에>는 제법 익숙한 장면으로 시작해요. 폭우가 쏟아져 산장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 누군가 살해당했고 범인은 네 사람 중에 있는 것 같네요. 익숙한 추리소설의 배경으로 시작하는 듯했으나 상황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향했어요.
참여해주신 작가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브릿G에서 지원해주신 리워드를 더해 전달해드렸는데, 혹시 누락된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