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낭만: 뒤틀린 무기

분류: 수다, 글쓴이: 끼앵끼앵풀, 5일전, 댓글4, 읽음: 39

재밌는 주제가 나온 거 같아서 조심스럽게 제 취향을 꺼내봅니다.

이럴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씹덕인 자, 입을 나불거릴 기회를 놓치지 말라,

한껏 쏟아내고 평생 고독을 걸어라, 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아무튼 무기는 화병기, 냉병기 뭐든 멋있죠. 택티컬하거나, 중세 분위기 물씬 풍기는 것도 좋습니다. 세계관이 반영된 무기일 수록 금상첨화지요. 스팀펑크 세계관에 나오는 파일벙커 건틀릿 같은 거요.

하지만 저는 파일벙커의 송곳이 녹이 좀 슬었으면 좋겠습니다. 금이 간 건 물론, 부품 몇 개가 좀 맛이 가서 덜그럭거리면 좋겠고, 기동하면서 심상치 않은 증기가 나면 좋겠습니다. 근데 그러면서 파괴력이 쩔면 좋겠어요.

기능하다가 터지잖아요? 그럼 송곳이 그대로 드러나고, 팔 고정대만 남았는데도 작동되면 좋겠습니다.

전통적인 냉병기로 넘어가볼까요.

대검 좋지요. 그 우람한 크기, 휘두를 때 느껴지는 중압감. 간지납니다.

근데 좀 부러지면 어떨 거 같나요? 이가 다 나가있는 거죠. 녹도 슬고요. 닳고 닳아 이게 그냥 철판인지, 아님 대빵 큰 열쇠인지 모르는 겁니다. 흙먼지도 잔뜩 끼고.

누가 이걸 막 휘두르는 거예요. 여기서 포인트가 있습니다. 휘두르는 사람도 좀 덜 멀쩡해야 해요. 비쩍 말랐다던가, 상처투성이던가, 갑옷도 뒤틀리면 더 좋습니다.

아님 그런 것도 괜찮죠. 검인데, 이것도 다 닳아서 정상이 아닌 겁니다. 근데 도신 혹은 도신에 새겨진 문양은 대비가 될 만큼 성스럽게 빛나는 겁니다. 이때 검을 휘두르는 주인은 훨씬 뒤틀려 있어야 해요. 그,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말입니다. 거기서 오는 언밸런스함이… 으흐흐…

수줍지만 제 취향은 여기까지만 밝히겠습니다.

세상엔 멋진 무기가 많아서 행복해요.

끼앵끼앵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