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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호러 영화 리뷰

글쓴이: 랜돌프23, 8월 3일, 댓글6, 읽음: 98

안녕하십니까,

생존신고를 하러 들어온 랜돌프23입니다.

다름 아니라, 어쩌다보니 진짜 생존신고가 되어버렸는데, 대학원 생활 중 드디어 학기가 끝나가고 방학이 머지 않아서 조교 일도 없고 수업도 없으니 할일 좀 끝내고 오랜만에 소설 좀 써서 올려야지~라고 싱글벙글하고 있었습니다만… 갑작스레 사고를 당하게 되어서 입원도 하고 재활도 좀 하고 먹는 족족 구토도 좀 하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제 7월이 어디로 가버렸나 싶긴 한데… 가장 중요한 건 다시 (거의) 건강해졌다는 거죠! 제가 ‘생존신고’라는 단어선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진짜 목숨이 위험했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이 글을 읽고 너무 걱정하시진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 ;;

무튼 그로 인해 대학원 연구도 업무도 좀 밀리고 다시 학기가 곧 시작되어서 그것도 준비해야 하고… 지금 다시 정신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여름인데 호러 소설을 한 두 개라도 써야 하지 않나 싶어서 지금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끄적여보고 있습니다. 아직 타자 치는 게 조금 불편하긴 한데, 이것도 재활의 일환이라고 생각하죠 뭐, 하핫.

병원에 입원해서는 거의 침대에 누워있기만 할 수밖에 없어서, 내친김에 그냥 공포영화나 주르륵 봤습니다. (공포영화를 보며 심신의 안정을 얻는 환자가 있다?! 뿌슝빠슝) 비록 요즘 바빠서 소설 쓰는 게 뜸해졌지만 (무사히 졸업시켜주세요 ㅠㅠ) 그래도 저는 항상 호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답니다! 호러란 무엇인가, 사람들이 요즘 뭘 두려워 하는가, 요즘 호러 트렌드는 무엇일까, 이 작품의 호러 코드는 무엇일까, 호러를 왜 보는가, 과연 내 소설은 독자 입장에서 무섭긴 한 걸까 (이게 제일 중요… ㅋㅋㅋ) 등등… 그래서 보려고 찜해놓은 공포영화도 한 트럭, 읽으려고 사놓은 호러 소설도 여러 권, 유튜브에 나중에 볼 영상으로 저장해둔 단편 호러 영상도 한 가득…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혓바닥이 길어지네요 ;; 산만했다면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 동안 본 호러 영화에 대한 감상을 짤막하게나마 공유하고자 근황 소식 전달 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 볼만한 호러 영화를 찾으시는데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장편 영화>

1. 악마와의 토크쇼

사고를 당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봤던 영화…

호불호는 많이 갈릴 것이라 생각되지만, 아날로그 분위기의 호러를 좋아하는 제 입장에선 최근에 나왔던 호러 영화들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영화이자 제 취향저격인 영화였습니다. 낮은 화질이 주는 호러 감성을 좋아하시거나 그리워하시는 분이시라면 추천드립니다.

 

2. 센강 아래

이것도 장르 분류에 호러가 있긴 하네요. 하지만 <죠스>를 생각하시면 조금 곤란합니다.호러 장르로서 괜찮은 장면들이 몇 개 있긴 합니다만, 영화 <크롤>만큼 그게 주된 요소는 아닙니다. 주어지는 상황 자체가 공포기는 한데, 다른 이야기가 더 열심히 진행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보고도 느낀 것이긴 합니다만, 이젠 동물에 의한 호러 장르는 잘 안 먹히게 된 걸까요? 옛날엔 상어도 있었고 아나콘다도 있었고 거미도 있었는데… 이런 것도 시대의 흐름이려나요?

 

3. 링

‘아니, 지금까지 링을 안 보고 뭐했던 거야?’라고 물으시기 전에 진정해주시길 바랍니다 ㅎㅎ; 어릴 때 하도 링의 핵심 장면들이 온갖 예능에서 패러디되었던 바람에, 오히려 저에겐 손이 선뜻 가지 않는 그런 공포영화였습니다. <식스센스> 같은 느낌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핵심요소를 이미 알아버려서 너무 시시하게 느껴지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봐보니 그 장면이 그 영화의 전부가 아니었고, 더불어 제가 앞으로 호러 소설을 쓸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꽤나 큰 영감을 주는 굉장한 영화였습니다. 아직 안 봐보신 분 계시다면 추천합니다.

 

4. 프레디의 피자가게

음… 너무 캐주얼해서 저는 적응이 잘 안 되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제 취향에 안 맞을 뿐, 이 영화가 취향에 맞는 분이 틀린 건 절대 아니죠. 캐주얼한 블룸하우스 호러를 좋아하신다면 시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5. 스마일

이거 속편 나온다면서요? 봐야지 봐야지 하고 있다가 까먹었었는데, 속편 나온다는 소식 듣고 다시 떠올라서 호다닥 봤습니다. 나쁘진 않습니다. 근데 뭔가 아쉬워요. 좀 더 큰 한 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그래도 소재라든가 설정은 꽤나 매력적입니다.

 

6. 엑소시스트: 믿는자

엑소시즘 장르도 여기까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엑소시스트>라는 이름을 걸고 이렇게 만들면 안 되었습니다. 이 영화 보시기보다는 그냥 오리지널 <엑소시스트>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원작 <엑소시스트>는 보면서 ‘사악함’ 무엇인지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영화에선 그런 걸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7. 씬

저는 한국 공포영화가 가지는 그 쎄한 분위기가 참 좋더라고요. 일본 공포 영화는 축축하고 태국 공포 영화는 스산하다면, 한국 공포영화는 쎄한 특유의 분위기? 이런 걸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불신지옥>입니다. 이거 진짜 명작입니다. 무튼, <씬>도 꽤 괜찮게 봤습니다. 후반부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 연출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근데 대사가 잘 안 들리니, TV로 보시기보다는 이어폰 꽂고 보시는 걸 추천…

 

8. 오디션

이건… 음… 영화에서 아픈 장면 잘 못 보시는 분은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그냥 잘 봤지만, 제 동생에겐 추천 안 하고 있습니다 ㅎㅎ; 근데 이건 그냥 그런 걸로 유명한 영화로 치부되기에는,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가 상당히 깊습니다. 아마 보시면 결코 잊지 못 할 영화 한 편이 될 겁니다.

 

9. 맨 인 더 다크 2

호러도 옅어지고 개성도 옅어졌다고 생각되어서 기대했던만큼 아쉬움이 크게 남은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도 계실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속편은 첫 작품의 참신함을 그대로 가져갈 수 없기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엔 동의합니다만, <서치2>처럼 나오길 바랐던 저에겐 그 방향성이 조금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보면서 고개를 좀 여러 번 갸웃하게 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충격적인 전개를 보여주는 건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뒤통수가 다시 얼얼해지네요 ㅋㅋㅋ

 

10. 위자: 저주의 시작

제가 애정하는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2016년 작품입니다. 위자보드 영화는 이전에도 몇 개 본 적 있는데 좀 실망이 컸던 터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봤습니다. ‘와, 이거 굉장하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본 위자보드 영화 중엔 가장 괜찮았습니다. (혹시 더 좋은 영화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결말을 좋아하는 편인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ㅎㅎ;

 

11.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이거 호러가 아니라 사실상 호러의 탈을 쓴 드라마입니다. 원래 콰이어트 플레이스1, 2도 드라마 요소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건 그 정도가 더 큽니다. 드라마 자체로서는 꽤 괜찮습니다만, 순수호러를 기대했던 분들에겐 어떨지 모르겠네요 ㅎㅎ; 약간 산만하고 점프스케어 원툴이긴 하지만, 드라마 자체의 구성은 꽤 공들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12. 트루스 오어 데어

낯선 타지로 여행을 간 미국 젊은이들.

이 글귀를 보는 순간 예상되는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런 식상함에서 탈피하기 위해 여기에 ‘트루스 오어 데어’라는 게임을 끼얹어보는 참신함이 보이긴 합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선 별로 안 하는 게임이라 미국인들만큼의 친숙함은 없다는 문화 장벽이 있을 것 같지만, 게임 자체가 워낙 단순해서 내용 따라가기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게임을 이용할 거면 조금 더 악랄하고 숨막히게 이용해서 내용을 전개해나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용이 진행될수록 게임이 더 지독해지는 게 아니라 익숙함으로 인해 공포감이 줄어드는 게 단점으로 느껴졌습니다.

 

<단편>

1. 우리 집 소개: https://www.youtube.com/watch?v=qWXnt2Z2D1E&t=4s

단편은 한 편밖에 못 봤는데, 이거 좀 대단합니다. 7년 전 것이긴 하지만, 언제 올렸냐가 중요한 영상이 아닙니다. 일본 건데, 무려 한국어 자막이 달려있습니다! 그러니 언어의 장벽은 걱정하실 필요 없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꼭 밤에 비 올 때 불 끄고 혼자서 봐보시길 바랍니다.

 

<공포게임 실황>

1. [REC] Paroxysm

최근에 본 공포 게임 중에 가장 인상적이고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던 게임입니다. 제가 보는 특정 유튜버 분의 링크를 여기에 연결하면 뭔가 홍보처럼 보일 것 같아서 게임 이름만 올립니다. 유튜브에 검색해보시면 다른 한국 분이 플레이하신 것도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네, 제가 본 장편/단편 영화와 공포게임 실황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요즘 열대야도 심하고 낮기온도 무지막지하던데, 다들 무시무시한 호러 장르와 함께 무더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Iä! Iä! Cthulhu Fhtagn!

 

* 그리고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최근에 브릿G에서 저를 잊지 않아주시고 추천 셀렉션과 이벤트에 제 작품을 연결해주셨더라고요 ㅠㅠㅠ 앞으로도 인상적인 소설 열심히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 예전 소설들을 찾아서 읽어주신 독자님들께도 무한한 감사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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