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문 4답] 글이 잘 안 써지는 때에
마침 이런 이벤트가 올라와 한번 끄적여봅니다.
1. 내 글에 영향을 준 창작물 (ex: 영화, 게임, 노래, 책…)
아마 글을 처음 썼을 때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돼준 책은 ‘눈먼 자들의 도시’가 아닌가 싶어요. 아포칼립스 시대와 인간성이 사라져가는 장면들, 어쩌면 찰나의 꿈일지도 모르는 허상 같지만, 현실 속에서 일어날 지 모를, 그런 느낌의 글을 아마도 위 책으로 처음 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각종 공포 게임과 괴담이 그 뒤를 이어주었죠.
가끔씩 쓰는 SF에 가까울 글들은 대게 과학 관련 책들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가령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든가 ‘이기적 유전자’라든가, 도통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는 심오한 세계이지만 때로는 여기에서 나타나는 철학적 논제에 대해 생각해보며 글을 쓰기도 했었으니까요. 더구나 지금의 필체가 아마도 이런 소설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 책들로부터 얻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2. 내 글의 지향점
대게 읽고 난 후 글에 녹여진 감정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렇게 감정을 잘 표현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랍니다. 다들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전 제가 써놓은 글들은 읽는 내내 어떤 감정도 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써낸 글이 어떤 느낌인지, 어떤 감정으로서 표현되는지 등이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다 보니 원하는 감각이 잘 전해지는지를 모르겠어서 결국 지향점도 그렇게 나아가는 것 같네요. 뭐… 애초에 주로 쓰는 장르가 호러나 판타지 같은 현실과는 꽤나 거리가 먼, 어쩌면 꿈에 가까울 것들이 많아 조금은 모순적인 점을 지향하고 있는 것도 같아요. 현실과 유사하기를 바라지만, 결코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그저 잠깐 꾼 꿈처럼 기억 속 사라지지 못하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나 할까요
3. 내가 세운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
음… 아마도 목표에 닿기까지는 한참 남은 것 같아요. 일단 가장 간단한 목표는 뭐든 간에 장편 소설 하나 완결 내는 건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원래 글을 쓰던 사람도 아니고, 무엇보다 집중력이 너무 떨어지는 편이라 글 하나 붙들고 있기가 영 어려워서 말이죠 핳ㅎ… 그래도 제 스스로의 만족일 뿐이라도 작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종 목표는 책 출간! 오로지 제 글로 채워진 책을 언젠가는, 꼭 내기 위해 열심히 해야죠
4. 글이 안 써질 때 나만의 방법 (ex: 노래를 듣는다, 앞부분을 다시 읽는다…)
아무래도 집중력이 0에 수렴해가는 사람으로서 너무도 자주 있는 일이라… 전 보통 듣고 있던 노래를 바꿔보는 것 같아요. 글의 분위기에 따라, 혹은 그 장면에 표현될 감정에 따라, 가장 주인공, 혹은 서술자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안 써진다면… 잠시 멈추고 다른 글을 읽으러 가죠. 내 어휘력이 약해서 막히는 부분도 많고, 때로는 서술 방법을 몰라 멈출 때도 많아서 아 이 작가님은 이렇게 상황을 풀어내시는구나, 이런 어휘도 있구나 하면서 배우고, 생각을 한번 정리하고 나면 막혔던 게 종종 풀리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