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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와도 괜찮았지만… 별거 없는 한강 번개 후기

분류: 수다, 글쓴이: 브릿G팀, 23년 9월, 댓글22, 읽음: 148

이시우 작가님께서 자게에 올려 주셨던 ‘안 와도 괜찮아’ 한강 번개(?) 모임,

편집부에서도 몇몇 참석해 다녀왔기에 소소한 후기를 전해 봅니다… (머쓱)

 

브릿G와 각종 서점에서 진행 중인 황금가지 한국 작가 3인의 기획전 소식을 기점으로

작가님들께서 자유 참여 모임을 마련해 주셨단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고

오시는 분들께 커피라도 대접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저와 영국쥐 님, 내향인 님까지 진정한 내향인 3인방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뚝섬 한강공원으로 향했습니다…ㅎㅎ

 

출판사에서 주최한 행사가 아니기도 하지만

참여자의 사전 신청을 받지 않는 모임이 처음이었던지라

이런 파격적인 모임이 저는 너무 충격적이었고(!?)

어떤 분들이 얼마나 오실지 감도 안 잡힌 상태로 일단은 뚝섬유원지역에 도착을 했더랬습니다.

 

뚝섬 한강공원의 상징(?)이자 이번 모임의 약속 장소였던

자벌레 건물로 이어지는 출구로 내려오자마자,

출입구 계단이 끝나는 바로 맞은편 벤치에 앉아 계신 두 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려갈 때부터 ‘혹시 작가님들이실까’ 하고 생각은 했지만…

어색한 마음에 강아지를 들쳐 메고

괜히 다른 쪽으로 가서 한 번 기웃거렸다가 다시 돌아와 인사를 드렸는데,

역시나 먼저 와 기다리고 계셨던

하승민 작가님과 김유정 작가님이 맞았습니다..ㅎㅎㅎㅎㅎㅎ

그렇게 뻔히 보이는 민망함과 어색함의 동선이 들통나 버렸던 것이지요…

 

예전에 뚝섬 한강공원과 멀지 않은 곳에 오래 살았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자전거를 타거나 맥주를 마시러 자주 왔던 곳이었는데

근 10년 정도 만에 다시 찾은 뚝섬 한강공원은

변한 듯 변하지 않은 듯 주말의 여유로운 나들이객들로 무척 붐비고 있었습니다.

(아아 이런 한낮의 인싸 공기 좀처럼 적응이 안 되는도다..!)

 

어쨌든 다른 분들을 기다리는 동안 작가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고

곧이어 이시우 작가님께서도 도착하시자

모임 포스터에 공지된 쪽으로 본격적으로 자리를 옮겨 다른 분들을 기다리기로 하였습니다.

 

편집부 3인방은 나들이를 자주 안 하는 자들이라는 것을 드러내듯

돗자리도 무엇도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때 김유정 작가님의 가방에서 돗자리(무려 2개)와 각종 간식들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티슈, 펜, 책, 안주 등등 없는 거 빼고 다 있던 가방의 정체를 묻자

작가님께서는 그저 ‘안 빼는 겁니다’라는 명언을 담백하게 전해 주셨지요…ㅎㅎㅎ

 

이시우 작가님은 원래 뚝섬 한강공원과 무척 먼 곳에서 개인 일정을 끝내고

자전거를 타고 오시려 했다는데

(저와 마찬가지로) 지인들의 경악스러운 반응을 듣고

마지못해(?)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신 듯하였습니다…ㅎㅎ

취미로 활을 쏘고 바이크를 타시는 작가님의 평소 생활상이 반영된

엄청난 에너지와 체력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ㅇ-<-<

 

그렇게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더 오실 분들이 있을까 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 모임을 찾아 주신 새로운 참석자님도 나타나 주셨더랬어요!

자리를 옮겼는데 어찌 알고 와 주셨을까 했는데

알고 보니 그사이에 하승민 작가님께서 공지용 구글문서를 편집해

옮긴 곳의 사진과 위치 정보를 상세히 올려 주신 거였더라고요..ㅎㅎ

 

평소 산책을 좋아하신다는 하승민 작가님께서는

원래는 본인이 돌아다니는 경로를 실시간으로 구글맵으로 공유하여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셨다는데(…!)

평소 구글타이머를 켜 놓고 하루 3000자를 꾸준히 쓰신다는(다음 날 2000자를 지우는 한이 있더라도)

신문물(?) 결합형 작가님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튼… 출판사 주관 행사가 아닌 곳에서마저도

쓸데없는 관리자의 기질을 버리지 못한 저는 새로 오신 참석자 분을 상대로

브릿G 활동명을 물어보기에 이르렀고…

알고 보니 <남극노인><휘파람을 불면> 등으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며

<라오상하이의 식인자들>과 <데들리 러블리>로 황금가지에서 앤솔러지를 출간하셨던

이필원 작가님이셨다는 사실에 또 너무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이었더랬습니다!

 

그렇게 현장에서 쟈근 사인 교류회가 진행되었고…

이필원 작가님께서 가져와 주신

작가님 동생 분이 운영하는 디저트 가게의 마들렌도 함께 맛나게 즐겼답니다.

빵순이 강아지에게 맛만 조금 보여 주려던 것이

인간들이 대화하며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한입을 왕창 베어 물어 버려서 모두가 당황했던 순간도…

그만큼 맛있는 마들렌이었던 걸로. :wink:

 

 

해가 지면서 오후의 해가 등판을 달구자

그늘이 진 쪽으로 자리를 옮겨 또 한참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lol:

 

정신이 혼미해졌던 하승민 작가님의 신기한 젓가락 마술과 더불어

황금가지와 브릿G가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 작가님들의 강력한 추천의 말씀까지…

현실적인 가능성을 따지느라 어쩐지 자꾸만 방어적인 이야기만 하게 되었으나

잘하지 않아도 되고 고급스럽지 않아도 되니

일단 조회 수 300을 목표로 해 보자는 작가님들의 격려(?)에…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동시에

‘하면 하는 것’이라는 생각 사이에서 괜스레 고민이 깊어지기도 하였네요…^_ㅜa

 

사실 저도 유튜브에서 그나마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있다면

영화나 책, OTT 등 즐겨보는 프로그램의 리뷰를 다룬 콘텐츠이기도 하고

한다면 못할 건 없고, 하면 하는 거겠지만…

(아, 물론 극내향인들은 얼굴 노출 불가라고 했더니 가면을 쓰시라고도…)

작년에 시범적으로 만들었던 뚱냥이 캐릭터를 필두로 한

‘브릿G 오분책방’ 코너를 다시 이어 나가는 것부터

차차 논의를 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scream: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늦은 저녁이 다 되어갈 즈음에는

장아미 작가님께서도 자리해 주셔서 반가이 인사드릴 수 있었더랬어요!

(두 번째 장편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오후 3시 반쯤 만나 저녁 8시가 넘어갈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즐거이 나누다 보니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이렇게 멀쩡(?)했던 녀석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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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뻗어 버리는 통에…ㅋㅋㅋㅋㅋ

 

작가님 세 분은 자리를 옮겨 떠나시고 저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가며

이날의 모임을 마쳤더랬습니다.ㅎㅎ

 

어쩐지 죄송하고 긴장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커피나 대접할 요량으로 참여했던 출판사 인간들이 불편하진 않으셨을까 모르겠습니다만

다음에는 좋은 기회로 브릿G에서도 오프라인 행사가 열릴 수 있기를 고대하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당최 정리도 안 되는 잡다한 후기를 마칩니다…

 

다음에 작가님들의 산책 모임이나 번개 소식이 또 올라온다면

방문 여건이 되시는 분들이라면 부담 없이 참여해 보셔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아직도 한낮은 여름인 것만 같은 무더운 9월 중순을 지나고 있지만

목요일부터는 비 소식도 있다고 하니

기후위기 시대의 뒤늦은 가을을 기다려 봅니다…

 

그럼, 다들 활기찬 화요일 아침 시작하셨기를 바라겠습니다!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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