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브릿G에 업로드했던 제 글들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합니다.

글쓴이: 렝고, 21년 5월, 읽음: 339

사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나름대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고, 민음사가 나름대로 상식적인 대처를 하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결정을 망설였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제 자신도 퀴어라 생각하고, 퀴어를 소재로 하는 소설도 많이 썼던 만큼 민음사의 이번 입장문은 제 안에 남아있던 기대감을 부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명확했고, 아웃팅으로 어떤 문제를 겪었는지도 명확했습니다. 그런데도 판매중지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제야 ‘작가의 요청’으로 판매 중지 조치를 하겠다니요. 이건 모욕입니다. 민음사는 퀴어 독자의 이야기를 듣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퀴어 문제에 연대하는 저로서, 그 이전에 퀴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저는 글을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민음사의 결정에 조금이라도 항의하는 의미를 갖고자 했습니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일찍 결정하는 것이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래서 브릿G에는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을 남기고 이만 글을 올리는 것을 그만두려 합니다. 그동안 저를 지켜봐 주신 브릿G의 여러분들께는 감사하고,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민음사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항의해보려 합니다.

그동안 감사했고, 민음사가 조금이라도 빨리 상식적인 판단을 하도록 방향을 다시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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