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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민하는 근미래 디스토피아 세계관

분류: 수다, 글쓴이: 천가을, 17년 4월, 댓글14, 읽음: 134

제가 생각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풀어볼까 합니다. (시험 전날이라 별 게 다 생각나는군요.) 얼른 근사한 이야기로 풀고 싶지만, 어쩌면 생각보다 별로인 세계관일 수도 있고, 또 제가 자칫 손댔다가 오히려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이것은 일종의 사전검열이자 도움 요청인 겁니다.

우선 이 세계관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의 정의가 저희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성숙”한 단계까지 되어야 비로소 인권을 보장 받는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성숙 이전까지는 “예비인간”으로서 특별 교육기관 안에서 살게 됩니다. 즉 이 교육기관에는 유아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지적 성장이 더디거나 불가능한 사람들까지 살고 있습니다.

“예비인간”을 인간과 따로 분류한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인권을 수호받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인권을 인지하고 존중해줄 수 있는 성숙된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취지에요. 그 전까지는 제한된 자유만 보장받을 수 있죠.

제가 이 이야기를 당장 풀지 못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혹시 흔한 세계관인가” 혹은 “혹시 적절하지 않은 세계관인가” 라는 걱정 때문입니다. 만약 그럴 경우 제가 어떻게 손 대도 결과물이 좋게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두 번째는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또래에 비해 머리가 좋아 일찍이 교육기관에서 나온 10대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했지만, 그 적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 인물로 인해 어떤 사건이 진행되고 어떤 결말로 끝나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고요.

세 번째는 제 능력의 부족입니다. 이 세계관을 통해 결국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세계관의 모순점은 무엇이고, 그것이 저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현실에서 살고 있는 저희는 무슨 가치관을 지향하며 살아야하는 걸까요? 그러나 제 얕은 사고와 지식으로는 그런 깊이있는 이야기와 메세지를 쓸 자신이 없네요.

그리고 사실대로 말하자면, “디스토피아”라고 설정하고 만든 세계관이지만, 그것이 정말 디스토피아인가 하고 묻는다면 솔직히 대답할 자신이 없어요. 어쩌면 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인권 무임승차가 없는” (이라고 생각되는) 세계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것을 반박할 수 있는 논리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기 때문이야!”라고 한다면, 그 세계관처럼 인간의 정의가 달라질 경우 소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아직도 모르겠어요. 이 세계관의 궁극적인 모순점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생각한 내용은, “인간은 마음대로 다른 누군가의 ‘정신적 성숙함’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만, 만약 그것을 객관적으로 잴 수 있는 기계가 있다면 또 반박 당해버립니다.

음, 아무튼 그렇습니다.
어떠한 의견도 좋고요, 만약 훌륭한 작가님께서 이 세계관을 대신 써주시겠다고 하신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영광일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라면 미련 없이 버릴 수 있게 속 시원하게 마구 해체해주세요.

부디, 잘 부탁 드립니다.

천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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