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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는 응모된 작품이 많은 만큼 아쉬움도 크다.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거나 역사의식이 부재하여 독자가 공감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야기가 많아 몹시 아쉬웠다. 또 변주 없이 예상 가능한 사건이 반복되어 몰입하기 어려운 타임루프 소설도 있었고, 타임리프를 개념적으로 서술하는 데에 치중하거나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에 골몰하여 이야기의 재미는 간과한 작품도 있었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지 않거나 시간 여행이 주된 소재가 아닌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후에는 본 공모전의 취지에 맞는 작품이 더 많이 응모되길 바란다.
「타르타 프로젝트」는 미제로 처리된 범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 여행 기술에 관한 자세한 설정이 흥미로웠으나 주인공의 서사가 전형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비슷한 사건이 반복된다는 인상이었다. 『쎄느 양화점』은 과거로 돌아간 인물들이 저마다의 따듯한 위로를 건네지만 각 에피소드에서 참신함과 장르적 성격을 찾기 어려웠다. 「파랑의 황홀」은 독자가 참여하는 스토리텔링과 반전이 인상적이었으나 이야기 자체는 흡인력 있게 전달되지 않았고 반전으로 결말이 납작해졌다. 『그들은 매듭을 지었다』는 영혼이 뒤바뀐 여성들의 시공간을 초월한 연대와 유대를 그린 이야기로, 현대와 일제 강점기를 넘나들며 우리나라의 역사와 무속, 대중문화를 유쾌하게 재구성하는 나름의 시도가 엿보였으나 단조로운 전개와 평면적인 인물이 아쉬웠다.
다음은 본심에 올리는 작품이다. 「어디서든 불꽃은 다시」는 정석적인 타임리프 소설로, 현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며 비정한 노동 환경을 꼬집는 이야기였다. 「벗어날 수 없는」은 반복되는 비극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서서히 드러내는 작품으로, 생전이나 사후를 막론하고 이동권이 제약된 여성의 공포감을 흡인력 있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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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을 통해서 과거나 미래를 바꾸는 이야기’가 타임리프 공모전의 취지였다. 그러나 시간 여행을 다른 대상의 비유로서 사용한다거나 혹은 아예 시간 여행이 나오지 않는, 공모전과 전혀 상관 없는 작품이 많았다. 또한 시간 여행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사건 및 인물의 감정선과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작품도 다수였다. 공모전에서 찾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 이야기를 쓰려면 소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전반적으로 부족하여 아쉬웠다.
「영원의 마지막 순간」은 거대한 세계관을 다루고 있으며 사건의 전개를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으나 이야기가 정돈되지 않았다. 「서투른 프러포즈」는 로맨스적인 감정선이 타임리프라는 소재와 잘 부합하지 않아 몰입이 아쉬웠다. 「카메라와 체크메이트」는 참신한 캐릭터 및 세계관 설정이 엿보였으나 글 중에 관련한 설명이 부족하여 그 설정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베이비 캐처」는 독특한 이야기 발상이 흥미로웠으나 그 발상을 끈기 있게 사건으로 엮어 푸는 데에 아쉬움이 있었다.
「외면술사」는 ‘오픈 런’이라는 요즘 새롭게 부각된 사회 현상과 ‘공정함’에 대한 한국 사회의 집착에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능숙하게 결합하여,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설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본질적으로 SF는 현재, 현실의 이야기를 한다는 말에 충실한 작품으로 끝까지 읽는 데 지루함이 없었다. 「회귀」는 타임 리프와 잘 결부되지 않는 공포 장르를 합친 작품으로, 회귀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식을 잃게 된 남자가 복수를 위해 미치고, 결국 비참한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주인공을 보고 독자가 느끼는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게 구상한 작품으로, 공모전에 새로운 색채를 더했다. 「외면술사」와 「회귀」를 본심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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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특정한 세부 규칙과 문법이 정해진 소재를 중점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탓에 이번 제6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서는 발상을 뛰어넘는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많이 접하기는 어려웠던 듯싶다. 타임패러독스를 넘어 부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분투, 역사에 그림자를 드리웠던 독재자 저지 등 익숙하게 변주되어 온 설정들이 이번에도 많았는데, 세부적으로는 코인 투자 열풍이나 독박육아의 현실을 지적하는 등 한국사회의 면면을 조명한 시도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에미터(EMITOR)」는 멸망을 앞둔 비관적 상황과는 달리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어지는 대사나 인물들 간의 관계 등이 흥미로웠으나 핵심적인 설정 자체가 지나치게 가볍게 처리된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박사님이 타임머신을 만들지 않음」은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낸 다중우주 SF이나, 시리즈로 설계된 작품 중 하나이다 보니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는 단서나 매력이 단편적이었고 의도한 유머 요소들이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는 못했다는 인상이다. 「자격 없는 너에게」는 출산 후 독박육아를 하게 된 아내가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의문의 현상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현실의 피폐함은 잘 담아냈지만 타임리프라는 핵심적 설정의 비중이나 설계가 부족했다. 「나의 낡은 구두」는 사랑하는 딸을 구하기 위해 현재의 기억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깊은 회한에 잠기는 남자의 이야기로, 역시 타임리프가 작동하는 매개 자체가 다소 헐거웠다. 이는 모두 과학적 가설이나 타당성을 떠나 타임리프라는 설정과 소재가 이야기 자체에 얼마나 매끄럽게 녹아들었느냐를 두고 고심한 결과이다.
다음은 본심에 올린 작품들이다. 「찬란히 빛나는」은 타임리프가 작동되는 매개가 단순하긴 하지만 과거 독립운동을 했던 선조들의 분투와 현재의 삶을 매끄럽게 연결하여 감동을 선사한다. 「시간의 물결 속을, 당신과 함께」는 인공지능 기계와 인간 간의 관계를 다룬 다소 전형적인 서사와 더불어 시간선을 벗어나는 이야기들이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에 완벽히 부합하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지만, 여운 있는 결말을 통해 전체적으로 완결성 있게 이야기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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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를 맞은 타임리프 공모전에도 많은 응모작이 들어왔다. 특별히 새로운 시도나 경향이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여느 때처럼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있었고, 본심에는 단편 「바닥없는 샘물을 한 홉만 내어주시면」과 「자살 강자」를 올리기로 하였다. 그리스 신화를 재해석한 「바닥없는 샘물을 한 홉만 내어주시면」은 자신을 살려 준 ‘괴물’을 위해 전능한 힘을 빌려 시간을 되돌리는 남장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신화적 상상력을 한껏 살려 디테일한 부분에 공을 들인 점이 잘 드러났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자살 강자」는 자살을 염원해 온 인물이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게 되었을 때의 심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수기로서의 특색과 외부적인 사건을 좀 더 살릴 수 있었을 법도 하지만 소재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여 공포감을 조성해 낸 점이 돋보였다.
본심에 올리지 못했으나 인상적이었던 작품 중, 「안개로 누룩을 만들어 삼키면」은 전개가 다소 거친 점이 아쉬웠지만 안개라는 독특한 방식의 시간여행과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작은 미생물도 막아달라구요」는 시간여행의 가능성에 대한 사고실험이 흥미로웠고, 「밈(Meme)」은 가독성이 좋았지만 극적인 재미가 더해졌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초능력을 지닌 두 10대가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장편 「전지전능한 그녀의 리셋버튼」은 후반부에 비해 자잘한 일상적 사건 위주의 전반부 흡인력이 미흡했고 인물들도 더 다듬을 여지가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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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6회째를 맞은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은 그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실감했다.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해 집필했음이 느껴졌고, 참여한 작가들 저마다 타임리프라는 소재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여, 이전 공모전에 비해 타임리프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도 많아져 심사가 즐거웠다. 최종적으로 다섯 작품 정도를 놓고 고심했는데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었다.
「선생님께」는 타임리프라는 소재를 통해 벌어질 사건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색달랐다. 다만 흡인력을 줄 만한 스토리라인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NELL의 갑작스러운 발매 중단을 둘러싼 전말」은 생각지도 못한 요소들로 인해 흥미로웠고, 마치 B급 감성을 버무려 놓은 듯 진행되는 전개가 매력적이었지만 다소 산만한 플롯과 설득력 부족한 후반부가 아쉬웠다. 「월하선녀도」는 장편소설로 작가의 섬세하고 안정적인 글솜씨가 매력적이긴 했지만, 흡인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의 시간여행」은 타임리프의 소재를 충분히 내용의 중심에 두고 잘 활용하였고 이야기도 흡인력 있게 전개되는 반면, 충분히 예상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뱃속에서」는 제2회 우수작으로 잘 알려진 조예은 작가의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를 떠올리게 했다. 타임리프를 소재로 재미있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거친 게 아쉬움이었다. 고민 끝에 「뱃속에서」와 「오빠의 시간여행」 그리고 장편소설인 「월하선녀도」를 본심에 올리게 되었다.
본심 진출작
어디서든 불꽃은 다시
벗어날 수 없는
외면술사
회귀
찬란히 빛나는
시간의 물결 속을, 당신과 함께
바닥없는 샘물을 한 홉만 내어주시면
자살 강자
오빠의 시간여행
뱃속에서
월하선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