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맥공주]와 만남

대상작품: <행복이라는 이름의 감옥> 외 3개 작품
큐레이터: cedrus, 5시간 전, 조회 25

https://britg.kr/community/freeboard/?bac=read&bp=224428

9월의 소일장에서 이지연 작가의 <산맥공주>를 소개했는데요.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재밌는 소설집이었어요. 다채로운 이야기 속에서 공통점을 하나 꼽자면 ‘만남’이 아닐까 싶네요. 우연히 이루어진 어떤 만남, 어떤 의미에서는 발견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함께 읽기 좋은 브릿G의 단편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라쿤 덱스터 작가님의 <행복이라는 이름의 감옥>입니다. 외계의 침략자들이 인간의 몸에 기생해 신체 강탈을 시도해요. 그러나 기생체의 자아와 인간의 자아가 만나는 순간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고 말아요. 자아는 일종의 감옥이 되어 하나를 가두고, 다른 하나에게는 행동을 강요합니다.  

두 번째는 해랑 작가님의 <부분과 전체>입니다. 성인식을 맞이하는 딸과 그런 딸에게 들려주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진행되지요. 낯선 의식을 통해 행성의 비밀에 다가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어요. 최초로 행성에 정착한 존재와 관련된 비밀이기도 했어요. <산맥공주> 속 sf가 떠오르는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는 목영 작가님의 <해랑의 춤>입니다. 해덕 포구라는 오래된 어촌 마을에선 죽은 사람을 기리는 넋춤을 추어요. 해랑은 해덕에 남은 마지막 춤꾼입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마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없는 비밀이 있어요. 숲의 사람들과 바다의 사람들, 그리고 외지인과 얽힌 이야기가 서글프면서도 아름다웠어요. 

마지막은 과카돌리 작가님의 <포도밭에 묻힌 용>입니다. 장의사와 사냥꾼이 각자 의뢰를 받고 어느 마을에 도착해요. 회사 소유의 창고를 점거한 용을 내쫓아 달라는 것인데요. 용과 마을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어쩐지 회사의 주장과는 다른 사정이 있는 듯해요. 포도밭에 묻힌 용이 싹 트게 한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여러 창작물에서 만남이 변화를 불러오곤 하죠. 그것이 물리적인 것이든 심리적인 것이든 말이에요. 기이하거나 두려운 존재를 만날 수도 있고, 전설이나 상상 속에 있을 법한 일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만남을 그리는 순간은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특이하거나 좋았던 만남의 순간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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