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간의 세계 여행 (장르문학의 초심자 입문 단계)

대상작품: <크툴루 신화 : 신약 (Cthulhu Mythos : New Testament)> 외 4개 작품
큐레이터: 향초인형, 20년 11월, 조회 140

브릿G에 들어온 지 석 달이 되었습니다. 장르문학 세계를 처음 접하고 매일 개근 도장을 찍어가며 글들을 읽었습니다. 많은 작가분들이 다 참신하고 개성적이며 재밌는 글들을 올리시는 터라 당연히 그 글들에 우열을 가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별한 기준은 처음 장르문학을 접하면서 이런 게 장르문학이구나 하는 충격을 주었던 초기의 작품들로 한정했습니다.

장르문학의 세계를 접하는 초심자들의 눈에 특히 흥미로워할 작품들 5개를 골라 보았습니다.

목록의 순서는 무작위에 의한 것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이일경님의 [크툴루 신화: 신약]입니다.

판타지 호러 장르로 4회차의 연재 형식입니다. (르소토텝 하스타트 크툴루 나이후아틀라차근 @#~/^&*) 이런 알 수 없는 주문이 글의 곳곳에 박혀 있습니다. 화자를 따라 실종된 삼촌이 남긴 단서를 찾아 떠나는 모험의 여정을 좇아가면 지옥에서 탈출한 생명체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독특하고 지적인 호러를 읽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두 번째는 녹차빙수님의 [점례아기본풀이]입니다.

역사 호러 장르로 서사무가 점례아기 본풀이에 대한 소개를 논문 형식을 차용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논문 형식으로 점례아기 서사를 이야기하는 듯하면서 실제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묘미입니다. 이일경님의 크툴루 신화와 비교해가며 읽으시면 더 재밌을 것입니다. 서사무가와 크툴루 신화를 접목한 한국형 호러물입니다. 무속에 흥미를 느끼신다면 추천합니다.

 

세 번째는 R2D2님의 [단발머리] 입니다.

SF 로맨스 장르로 역시 독특하면서도 감성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우주의 식민행성에서 건설일을 하는 단발머리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로맨스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한 번도 지구의 미래를 이런 식으로 상상해 본 적이 없었던 점에서 궁금해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네 번째는 배현님의 [Toadstool  Apocalypse]입니다.

판타지 일반 장르로 작가님은 2013년에 창작하셨다는데 2020년 말인 지금에 읽어도 여전히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아포칼립스를 식상하게 여기시는 분들도 멸망한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아홉 명의 아이들이 도시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여정에서 한 명씩 사라지는 것에 흥미를 느끼실 것입니다. 아포칼립스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딱 원하시는 그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0제야님의 [지도에 없는 마을에서]입니다.

SF 호러 장르로 스토리의 전개가 독특합니다. 숙식이 필요해 들어간 지도에 없는 마을에서 화자는 싼 값으로 신발 수선을 하는 대장장이를 만나 기쁩니다. 그런데 대장장이에게 이 마을 시장이 독점 주문한다는 금속판의 정체가 점점 수상하게 느껴집니다. 경쾌하고 밝아 보이는 마을에서 화자가 발견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상 다섯개의 소설은 길이와 분량이 각각 다른 만큼 소재와 주제면에서도 각양각색입니다. 공통되는 기준이라면 참신함과 독특함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장르 문학에 들르신 분들께도 신선한 충격을 맛볼 수 있을 작품으로 고른 소설들입니다. 저만 충격받는다면 아쉬울 것이란 생각에(기쁨과 슬픔은 나누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제 맘대로 고른 지극히 주관적인 선별이었음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장르문학을 이렇게 시작해서 빠져 들어도 널리 문학을 복되게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