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수정은 어떻게 수정되는가 공모(감상)

대상작품: 진정한 의미의 수정 단편 (작가: 유권조, 작품정보)
리뷰어: 슬픈거북이, 2시간 전, 조회 8

1.

진정한 의미의 ‘수정’은 단순히 짧고 밀도 높은 단편이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이 작품은 수정에 새겨진 문장 자체보다,

그것이 가려지고 전승되고 오독되는 구조까지 포함해 읽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즉 본문만이 아니라, 그것을 먼저 읽은 사람과 나중에 읽은 사람의 차이,

그리고 그 사이에 끼어드는 리뷰와 기억과 전승까지 작품의 일부처럼 작동합니다.

 

장르는 역사, 분량은 7매.

소개는 이렇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단편은 조금씩 수정될 것입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기억할 수 있겠으나, 진정으로 본래의 이야기를 [ ][ ] 할 방법이 있을까요?”

 

짧습니다. 7매입니다. 그런데 대충 쓴 부분이 없습니다. 크크크.

 

오히려 너무 짧기 때문에 더 실험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읽고 나서 리뷰를 다는 행위조차 작가의 실험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줄거리를 첫머리에 바로 정리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

전 이 소설이 나왔을 때 바로 읽었습니다.

저 말고도 읽은 분이 몇 분 계시고요. 내용도 캡처해뒀습니다.

 

그런데 줄거리를 여기에 적어야 할지, 아니면 원문 그대로를 붙여 넣어야 할지 솔직히 상당히 고민됩니다.

어디까지를 작가가 의도하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상당히 짓궂지만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여기에 어울려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오판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다는 리뷰 역시 작품의 방향과 읽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이 작품에서 리뷰는 단순한 감상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것 역시 작품이 전승되는 방식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존재했던 원문과,

나중에 블록 처리되어 가려진 수정된 글이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검열이나 장난이 아니라, 독해 조건 자체를 바꿔버리는 장치처럼 보입니다.

후발로 들어온 독자는 더 이상 텍스트를 온전히 직접 읽을 수 없고,

먼저 읽은 사람의 기억과 해석과 전승을 경유해 작품에 접근하게 되니까요.

 

저는 이 구조가 말 그대로 역사와 비문, 그리고 풍화된 기록물의 구조와 닮아 있다고 봅니다.

어떤 문장이 온전히 남아 전해질 수도 있고, 풍화되어 일부가 사라질 수도 있고,

누군가의 의도나 오독에 의해 덧칠되어 전승될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흔들리는 전달 구조 자체를 소설의 형식으로 끌어들인 것처럼 보입니다.

 

4.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의 원문을 그대로 옮기거나 줄거리를 상세히 정리하는 일을 일단 보류하려 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 캡처를 그대로 올리는 순간, 작가가 만들어둔 선발과 후발의 차이, 직접 독해와 전승 독해의 간극,

그리고 해석이 갈라지는 과정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조금 우스운 표현으로 하자면, 저는 이걸 일종의 게임처럼 느꼈습니다.

가족오락관처럼 앞사람이 본 것과 뒷사람이 듣는 것이 조금씩 어긋나야,

오히려 작품의 의도가 더 선명해지는 구조 말입니다.

 

“나는 이 게임을 한번 해봤어요!”

 

그래서 선발대 중 누군가는 줄거리를 말하고, 누군가는 신관의 의도를 해석하고,

또 누군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읽는 식의 반응들이 쌓여야 더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초창기니까 성급하게 리뷰를 달아보되, 일단은 제 나름의 해석, 아니 오독을 하면서 관망해보려 합니다.

 

이렇게 보면 이 작품은 고정된 텍스트라기보다,

해석과 전승이 겹치며 계속 덧입혀지는 일종의 스레드 소설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5.

줄거리와 소설에 대한 나머지 해석도 더 말해보고 싶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마저도 제 몫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수정에 새겨진 문구들은 어떻게 후대에 전승될까요?

수정될까요? 아니면 원문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요?

 

블록을 사이에 두고 사람들의 해석이 갈리는 과정을 보다 보면,

우리는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고고학을 직접 체험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의 묘미는 원문을 완벽히 복원하는 데 있다기보다,

복원이 흔들리고 전승이 갈라지는 과정을 함께 목격하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리뷰와 댓글들이 앞으로 어떻게 쌓이고 완성될지,

그 과정 자체를 같이 지켜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전승의 선발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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