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믿었다

  • 장르: 추리/스릴러, 로맨스 | 태그: #사건8로맨스2 #판타지 #정치스릴러 #미스터리 #쿨시크녀 #능글남 #유쾌한데진지함 #군상극
  • 평점×494 | 분량: 32회, 744매
  • 소개: 세자 전하의 연례 행차 일주일을 앞둔 어느 날, 평화로운 항구 도시 셀루스에서 이마에 숫자가 새겨진 채 사망한 견습 궁정 마법사가 발견된다. 100년 전, 서기 1508년. 광기... 더보기
작가

Très haut, très puissant, très excellent 감상 브릿G추천

리뷰어: 난네코, 8월 7일, 조회 62

Très haut, très puissant, très excellent

몹시 고귀하고, 몹시 강하고, 몹시 훌륭한

 

 

 

 

 

목차

1. 환상 문학

2. 중세의 길드

3. 리뷰어의 말

 

 

 

 

 

 

1. 환상 문학

 

ch.0 인형이 저지른 일|p. 30. ‘마법사 길드 분원을 통솔하는 마리아 부원장님의 푸념이 들려왔다.’

ch.1 양자택일 all of nothing (1)|p. 47. ‘메이지. 재작년까지만 해도 하늘 같은 칭호였는데, 이젠 나도 나라에서 인정한 정식 마법사다.’

ch.1 양자택일 all of nothing (3)|p. 8. ‘길드의 수석 졸업생이라는 말을 돌려서 하는군.’

ch.1 양자택일 all of nothing (8)|p. 30. ‘그는 길드 설립 이래 최고의 인재라 불린 실력자.’

ch.1 양자택일 all of nothing (18)|p. 28. “그리고 메이지 린델.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길드의 파이를 빼앗는 자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저의 말은 이해 하셨지요?”

ch.1 양자택일 all of nothing (19)|p. 67. “길드는 왕명으로 지어진 기관이지요, 메이지 린델.”

ch.2 양자택일 the unknown (3)|p. 9. ‘담당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치안대의 그 메이지를 불러왔다.’

ch.2 양자택일 the unknown (6)|p. 27. “메이지께서 조사로 파견되었다는 말을 이본에게 듣고,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하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ch.2 양자택일 the unknown (18)|p. 51. “저는 인력도 자금도, 원하는 만큼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았을 때 메이지를 보호해드릴 수도 있고요.”

ch.2 양자택일 the unknown (20)|p. 50. ‘조합장님은 그 시선으로 한동안 글렌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ch.2 양자택일 the unknown (20)|p. 82. “그런데, 메이지는 대부분 마력으로 화력을 대신하려 드는 게 보통인데… 메이지가 자원을 연구했다니, 특이하셨네요.”

 

제가 1648 작가님의 <나는 너를 믿었다>를 읽으면서 ‘마법사’, ‘길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설 속 문장들을 직접인용하였습니다. 물론, 작가님께선 <나는 너를 믿었다>의 장르를 추리/스릴러, 로맨스로 정의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작품의 태그가 판타지, 사건8로맨스2, 정치스릴러, 미스터리, 80화까지로맨스없음, 쿨시크녀, 능글남, 유쾌한데진지함, 군상극입니다. 따라서, 본 작품을 읽는덴 로맨스보단 스릴러에 초점을 두어야 하고 마법사와 조합이 있는 판타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제가 첫화부터 최신화(2024년 8월 7일 점심 12시 10분 기준으로 공개된 회차는 55회)까지 모두 읽어봤습니다.

왕실과 엮이면서 정치와 군상극의 느낌도 있지만, 저는 아무래도 마법사(메이지, Mage)에 더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작가님께서 <나는 너를 믿었다>의 공지>설정이야기에서 ‘마법을 전투에서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도 도움이 되도록 여러 방식으로 응용하는 세상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본작의 길드가 추구하는 정신이기도 하고요.’라고 작성하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리뷰어인 저는 <나는 너를 믿었다>의 배경이 되는 17세기 초 유럽(프랑스)의 왕실과 정치에 관련된 실제 역사와 비교하거나 고증에 대해서 검토하기 보다는, 작가님이 그리고 싶어하는 ‘만약에 세상에 진짜로 마법이 있었다면’에 초점을 두고자 합니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같은 마법 판타지 장르소설들은 인류 보편의 신화적 상상력에서 서사적 모티프와 소재적 모티브를 취하고 있으며, 내적 리얼리티를 갖는 2차 세계를 매우 정교하게 구축하고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에서는 마법을 단순 소재 이상의 도구로 활용하는데, 마법은 오늘날의 판타지 소설에서 소재적-서사적 공유점으로, 초자연적인 긴장을 자아내는 결정적 도구가 되었고, 판타지 소설과 그것을 원작으로 한 온라인 게임, 영화에서, ‘마법’은 2차 세계의 환상성을 표상하는데, <드래곤 라자>나 <룬의 아이들>에서도 마법은 초자연적인 긴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소재로 활용되었습니다.

 

 

 

 

 

 

2. 중세의 길드

 

<나는 너를 믿었다>에선 마법사들로 이루어진 길드가 있습니다. 길드는 중세 시대에, 상공업자들이 만든 상호 부조적인 동업 조합인데 서유럽의 도시에서 발달하여, 11세기에서 12세기에는 중세 영주의 권력에 대항하면서, 도시의 정치적ㆍ경제적 실권을 쥐었으나, 근대 산업의 발달과 함께 16세기 이후에 쇠퇴하였습니다. 독일에 경우, 북부는 원거리교역에 종사한 대상(隊商)들이나 소속 도시에서 독점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던 상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상인길드가 도시 내에서 압도적 부와 역량을 기반으로 시정(市政)을 지배하여 사실상 도시가 상인길드의 볼모였고, 남부는발달한 수공업 덕분에 수공업자들이 시참사회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중세 도시의 자유는 시민의 경제력에 기반했는데, 도시는 재정난을 겪던 귀족(영주)에게서 도시공동체에 필요한 권리나 재량권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중세 상인길드에 예시로 들겠습니다. 독일의 괴팅엔 시립 문서고에 보존된 사료들은 『괴팅엔 법령집 Göttinger Statuten』이라는 책에 대부분 영인되어 있어서 상인길드를 비롯한 중세 도시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1202년 사자공 하인리히(Heinrich der Löwe, 1129년 ~ 1195년)가 그의 아들들에게 유산을 분배한 내용을 기록한 문서에 괴팅엔이라는 지명이 언급되는데, 이 기록은 사자공 하인리히가 괴팅엔 시(市)의 건설자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자료로 간주됩니다.

신도시 건설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인들을 비롯한 역량있는 시민들을 유인해 도시공동체를 조직하고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여 도시영주인 공작은 괴팅엔에서도 시민들을 보호하고 공동체의 대표들에게 어느 정도 자치를 허용했습니다. 시민들은 공작에게 교역로 보호를 요청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원거리교역의 안전과 잠재적인 위험을 제거할 목적으로 성벽을 건설하며 도시를 요새화했습니다. 13세기 말에 괴팅엔은 인접도시 뮌덴, 노르트하임과 동맹을 맺었고, 헷센의 백작을 보호자로 삼았습니다. 괴팅엔 상인들이 교역을 수행하며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에 헷센의 백작 하인리히, 루트비히, 헤르만은 괴팅엔 시의 보호영주(Schutzherren)를 자처했습니다.

괴팅엔이 자치도시로 발전하게 된 본격적인 전환점은 ‘악인 오토’라고도 불리던 브룬슈바이크-뤼네부르크 공작 오토(Otto der Quade 1367-1394)의 통치기부터 입니다. 오토 공작의 집권 초기부터 귀족들과 연대하며 통제를 강화하자, 교역을 위해 자유가 절실했던 도시와 상인들은 무력으로 맞섰으며, 헷센의 지원 덕택에 이어진 페데에서 승리했습니다. 괴팅엔 시는 1368년 재정난에 허덕이던 오토 공작과 협상을 통해 은화 450마르크에 자치권과 사법권을 대폭 인정받았고, 지방관(Schultheiβen)은 시의 통제를 받는 처지가 되었으며, 시는 시민의 생활에 직결된 사법권을 획득했으며, 시민들은 공작에게 고소를 당해도 시참사회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으며, 체포되는 것도 피할수 있었습니다.

괴팅엔의 시민공동체는 시참사회를 중심으로 외부세력이나 경제상황에 일사분란하게 대응하였기에 중세 말기에는 상당한 자치와 자유를 누렸는데, 도시 내에서 그와 같은 성공적인 정치를 추동한 세력은 상인들이었으며, 그들은 사료상에 1340년에서야 비로소 흔적이 확인되는 상인길드를 매개로 활동했습니다. 1251년 제화공들을 필두로 제빵공, 모직물직조공, 아마포직조공까지 13세기에 동업조합을 결성한 사실과 상업행위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이 상인길드도 그들과 비슷한 시기에 동업조합을 이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길드의 구성원들은 영주의 보호를 요청할 수 있는 특권 때문에 공작에게 세금(Zins)을 납부했습니다.

 

 

 

 

 

 

3. 리뷰어의 말

<나는 너를 믿었다>에 등장하는 마법사 길드는 실제 중세 유럽의 역사에서 상인길드처럼 마법사들은 정부기관(혹은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보입니다. 세금을 납부하거나 자치권을 행사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1648작가님께서 이 작품에 상당히 애정을 가지고 글을 쓰신 것이 느껴집니다. 1648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그 셋 중 누가 공주의 남편이 되었나>에 경우엔 01화의 작가의 말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했다고 하셨지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나는 너를 믿었다>에선 각 캐릭터들의 관계나 정치적인 서사에 중심을 두고 쓰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 글의 목적은 1648작가님의 소설 중에서 어느 작품이 더 좋은지 옥석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추천리뷰어 겸 브릿G 정기리뷰단 31기로서 브릿G에서 활동 중이신 문학가 분들께 선보이고자 작성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리뷰글은 언제나 그렇듯, 작가님들께 필요한 내용을 담거나, 작가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의 리뷰를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리뷰글의 제목이 프랑스어로 작성된 경위도 고지하겠습니다. <나는 너를 믿었다>의 공지>설정이야기에서 1648작가님께서 작품의 배경을 17세기 초 유럽으로, 작중의 배경이 되는 나라를 프랑스와 스페인령 네덜란드로 생각하고 소설을 작성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17세기 초 프랑스 왕실에 대한 논문이나 시각자료를 찾아서 리뷰글에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역사적인 사실보다는 환상 문학이 주는 아름다움에 더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판타지에 현실이 개입해 환상이 깨져버렸다고요? 괜찮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유사도, 저 먼 나라의 그리스 로마 신화도, 알고 보면 실제 지명과 현실을 혼합해 멋드러지게 창조해낸 또 하나의 환상의 세계 아니겠습니까? 그런 민담과 비슷한 장르다, 그렇게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해놓고 보니 현대판타지나 대체역사 같기도 합니다만 어차피 모든 창작물은 크게 보면 다 환상의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제가 그려낸 세상은 현실엔 존재할 리 없는 열네 번째 지구, 그쯤 될 테니까요.’ 1648작가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신의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독자들의 존재일 것입니다.

그래서, 복잡한 생각을 줄이고 더 줄여서 썼습니다. 41매의 리뷰글로 모든 것을 담아내진 못하지만, 1648작가님의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