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드 인간’은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인간과 안드로이드( H와 A )로 나누어진 세계에서, 그 둘 사이의 차이란 도대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27회, 200자 원고지로 595매 정도 분량이 전개되어 있습니다. 꽤 흥미로운 작품이라서,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순히 이야기나 소재가 좋기 때문은 아니고, 전개나 묘사적인 측면에 있어서 꽤 강점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성이라는 것은, 특히 ‘인간성을 추구하는 인간 아닌 존재’라는 설정은 이야기에서 흔히 사용됩니다. 그것이 흔히 사용되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그 주제를 오래도록 흥미로워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인간성을 가진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기에 무엇이 ‘인간적’ 인지 알 수 없습니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는 물 없이 산다는 것이 어떤 지 모르고, 공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공기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지 모르는 것처럼요. 그렇기에 사람들은 인간성의 탐구를 더 명확히 부각시키기 위해서, 인간성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인간성을 바라는 존재를 흔히 만들어내고는 합니다. 굳이 SF가 아니더라도, 오즈의 마법사, 피노키오 같은 동화에서도 우리는 익히 그러한 존재들을 봐 왔죠.
그렇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바코드 인간’의 주인공인 ‘일영’은 아직 인간성을 추구한다고까지는 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에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워 나가고 있는 단계에 가깝죠. 아직 소설이 충분히 많이 전개되었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뭐라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인간 아닌 존재로 취급받던 일영이 인간으로 취급받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처음에 존재하던 H와 A에 이어서, C가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 인간처럼 생겼지만 인간 아닌 것, 그리고 인간처럼 생각하지만 인간처럼 생기지 않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처럼 이 소설은 인간이란, 인간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통해 흥미로운 질문들을 던져대고는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소설이 충분히 전개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분량 자체는 꽤 많지만, 사건은 많이 발생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그것은 이 소설이 그 만큼 흥미로운 설정과 공들인 묘사를 소설을 통해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기는 합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전개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