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이 소설의 설명에 나온 문구, ‘하나 남은 서명을 받으면 아빠와 만날 수 있다’. 이 한 문장을 읽자마자 ‘이 소설은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 이 소설의 설명만으로도 떠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듯 했기에, 읽기 전부터도 결말이 기대가 되었달까요.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지만 소설에서는 이루어질 수 있을 장면이 나올 것 같았기에 말이죠. 저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말이었지만, 소설을 다 읽고나니 역시 내가 아니 남은 자가 가질 수 있는 권리는 ‘그리움’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그리움이라는 권리”, 과연 그 권리는 누구에 대한 권리일까요. 누군가를 그리워할 권리, 그리워할 수 있는 권리는 곧 남은 자들의 몫이겠지요. 그러나 남은 자들은 그리워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뿐, 그리운 대상을 만나는 권리는 또 다른 문제일 것입니다. 사실 처음 서명을 해야 하는 남자의 굼뜬 듯한 행동이 어딘가 석연치 않고 너무 답답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서명을 해줄듯 안 해줄듯, 알 수 없는 행동과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소설 속 은재만큼이나 독자인 저도 언제 서명을 하나, 하며 발을 동동 굴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초반에는 남자의 이야기에 크게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이야기를 다 읽고나서, 저는 또 다시 은재처럼 마음이 조금은 복잡해졌습니다. 그저 그리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좋겠다는 저의 생각이 어쩌면 그저 저의 욕심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움이라는 것은 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이지만, 만남이라는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이토록 일방적인 마음은 상대의 마음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실제로 되감기라는 프로젝트가 생기면 어떨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울컥했습니다. 되감기를 통해 그리웠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고요. 상대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기를, 그리움이라는 권리뿐 아니라 만남이라는 권리까지도 주어질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 또한 저의 욕심일 수도 있겠죠.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이 소설을 함께 나눠 읽고, 되감기 프로젝트라든지 그리움의 대상이라든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이야기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했던 결말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어쩌면 이 결말이 이 소설의 주제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 많은 여운이 남았던 것 같고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