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아주아주아주 많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전 이 소설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몽환적이고 동화같으면서도 달콤씁쓸한 이야기라고 전혀 생각 못했어요.
이게 다 작품소개를 안 읽어서 그렇습니다.. 여러분 작품소개를 읽읍시다…
게다가 고래뼈 요람이라는 제목이 지금이야 고래뼈 보다는 ‘요람’ 부분의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로 느껴지지만,
읽기 전에는 ‘고래뼈’의 다소 딱딱하고 오컬트한 이미지로 제게 다가왔던 겁니다.
그래서 제 경우엔 그런 걸 즐기지 않다 보니 이 책을 늘 뒤로 제껴두고 있었던 거에요…. 안 읽었으면 후회할 뻔 했어요…
고래뼈가 하늘에 떠있는 마을, 그 곳에서 살고있는 소년 크리스티안은 하늘에서 떨어진 소녀, 크리스티아네를 줍게됩니다.
그녀는 이름 뿐만 아니라 외모마저 상당히 크리스티안과 닮아 있었어요.
크리스티아네는 크리스티안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기억을 되찾게 됩니다.
어느 순간 순식간에 하늘을 부유하게 되는 크리스티아네, 그리고 그때마다 늘 크리스티아네의 손을 잡아주는 크리스티안.
둘 다 이 곳에서 서로가 함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지만, 이 세계는 사실 사후에 잠시 거쳐가는 장소입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떨어진 크리스티아네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이 죽었죠. 이미 헤어짐이 예정된 만남.
아마도 이 곳은 죽은 뒤에도 응어리를 풀지 못한 사람들이 그 응어리를 풀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닐까… 그들은 짐작해요.
그런 만큼 현실 세계에서도 크리스티안과 크리스티아네는 아는 사이였습니다.
크리스티아네의 부모인 마리틸드와 그녀의 남편 둘 다 사고로 죽은 이후, 크리스티안은 크리스티아네의 보호자가 됩니다.
마리틸드는 굉장히 허무한 사람이에요.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리스티안에게 결혼 직전에 자신을 데리고 도망쳐 달라고 부탁합니다(크리스티안은 거절함). 그리고 크리스티안이 자신의 아이를 보호해 주기를 바라 자신의 아이의 이름을 크리스티아네로 짓지요.
이렇게 함께 살게 된 크리스티안와 크리스티아네. 처음에는 굉장히 서먹하고 남과 같은 관계였지만 서로의 외로움과 안타까움을 공유했을 때 진정한 가족이 되어요.
마을에서 소년소녀의 모습일 때도, 그리고 현실에서 5촌 아저씨와 조카의 관계일때도
이 둘이 공유하는 감정이 소설 내내 잔잔하게 녹아내려, 읽으면서 괜한 쓸쓸함이 느껴졌어요.
굳이 언어로 표현 하지 않아도 그들의 상황 및 발자취에서 느껴지는 감정.
어떤 나이, 어떤 모습, 어떤 장소일 지라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크리스티아네에게 눈을 뗄수 없었던 크리스티안.
그러니까 처음부터 사랑이었던 거에요.
저 역시 오랜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에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