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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거기에 발을 들이면 선택은 하나뿐

한때 책을 매개로 깊은 우정을 쌓았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의 부고 소식. 1인 출판사를 하는 또 다른 친구를 통해서 고인이 생전에 남긴 마지막 초벌 번역의 교정 작업을 하게 된 화자는, 극소수의 고서적 마니아들에게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희귀서 <세계의 끝의>의 원고를 접하고 몹시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그 책의 이름은 <나폴리탄>」과 희귀서를 둘러싼 소문에서 겪은 ‘위화감’과 친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차츰차츰 쌓으며, 명확한 실체를 가늠할 수 없는 공포에서 비롯한 으스스한 분위기를 구축해 나간다.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하지만, 흐릿해진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에서 다다르는 결말 역시 인상적이다.

2019년 9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친구의 부고로부터 촉발된 그것

갖은 노력 끝에 들어온 회사에서 평범하고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나’는 친구의 부고를 접하고 10년 만에 동아리 친구와 재회한다. 함께 책덕질을 하던 시간들이 무색하리만큼 졸업 후 연락 한 번 주고받은 적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친구가 꺼낸 이야기는 단번에 나를 사로잡는다. 한때 전설적인 수수께끼로 여겨지던 책을 우연히 수집하게 되어 정식 번역과 출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독자로서 교정 작업에 참여해 줄 수 있겠냐는 부탁을 받았던 것. 초벌 번역을 마친 후 세상을 뜬 친구의 부고, 그리고 실존하는지도 몰랐던 이 책의 존재를 대면한 두려움과 기이한 열망 속에서 나는 혼란한 감정을 느끼는데……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책에 얽힌 관계와 정서를 추적하는 「그 책의 이름은 <나폴리탄>」은 본문에도 다양하게 인용되는 것처럼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직접적인 오마주가 가득한 작품이다. 집착과 광기, 환상과 공포가 뒤섞이며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현실을 앞세워 억지로 멀어졌던 지난날의 내 그림자로 이끌리듯 빨려들어가는 저항 불가의 완력감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오랫동안 추적했던 책의 실체를 접하고 마주하게 된 순간, 그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