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차 편집부 추천작

눈앞에서 목격한 살인의 순간이 한 시간 뒤에 보인다?

우연한 사고로 후천성 싱크 증후군(acquired sync syndrome) 환자가 된 종수. 싱크 증후군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특정 감각신경이 일정 시간 지연되는 아주 특이한 희귀병이다. 보통 선천성이지만 종수는 극히 드물게 후천성으로 싱크 증후군 환자가 되고, 이로 인해 시감각이 한 시간 지연된다. 즉, 그가 본 것들이 한 시간 뒤에야 눈앞에 나타나는 것. 눈에는 한 시간 전의 과거가 보이고, 귀에는 현재의 소리가 들리니, 이보다 더한 혼란이 있을까? 심지어 지금 내가 무언가를 보고자 해도 당장 보이지 않아 안근육을 조정하기 어려운 탓에 한 시간 뒤에 나타나는 이미지는 초점이 맞지 않기 일쑤. 종수는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은커녕 미치기 일보직전의 상태가 된다. 결국 종수는 차라리 눈을 감고 맹인처럼 사는 쪽을 택한다.

작가는 ‘후천성 싱크 증후군’이라는 가상의 병을 소재로 하여,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볼 수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특이한 증인을 호출하여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주인공이 자신이 목격했던 순간을 한 시간 뒤에 복기할 수 있다는 설정은, 눈이 보이지 않거나, 귀가 들리지 않거나, 말을 할 수 없는 증인이 등장하는 스릴러가 주는 독특한 긴박감을 작품에 선사한다. 이런 긴박감은 주인공이 살인범과 마주하고도 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쳤던 이미지를 재생하는 순간 극에 달한다. 후천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영리함을 잃지 않는 주인공은 매력적이고, 독특한 설정을 십분 활용한 추리는 흥미진진하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