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 상

  • 장르: 호러 | 태그: #공포 #판타지 #호러
  • 평점×182 | 분량: 123매
  • 소개: 초라한 스펙의 사회 초년생 세일은 과천 외딴곳에 위치한 수상한 사무실에 취직한다. 8시간동안 벽에 걸린 시계만 바라보며 억대의 연봉을 받게 된 세일은 직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가는... 더보기
작가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공포의 저변을 구성하는 막연한 실체와 기이한 환상

브릿G 대표 인기 소설 『이계리 판타지아』를 비롯한 판타지, 로맨스, SF, 스릴러, 호러 등 장르 전반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montesur 작가의 「신입사원」이 올해 3월에 추천된 작품들 중 최종 베스트 한 편으로 재선정되었다. 클라이브 바커나 H. P. 러브크래프트가 떠오르는 「신입사원」은 불필요한 설명이 적어 전반적으로 흡인력이 뛰어난 작품이다. 막연히 실체를 추측할 뿐 실상은 알 수 없는 대상이 일상에 도사린 기이한 환상과 결합하여 공포의 저변을 구성한다. 『이계리 판타지아』와는 또 다른 장르적 매력을 담아낸 「신입사원」,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2017년 3월 마지막 주 편집부 추천작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로 초대하는 환상적인 공포

신문의 한 귀퉁이에 채용공고가 난다. 성별, 학력, 자격 그리고 나이와 상관없이 3교대 근무에 업계 최고 대우를 해주며 정년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채용공고에 회사 이름도, 일에 대한 설명도 없다. 몹시 수상하지만 구직활동을 하느라 아르바이트로 모아둔 돈도 다 쓰고, 어머니 병원비도 걱정인 이세일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의아한 일은 한둘이 아니다. 과천 외딴곳에 있는 회사는 우편으로만 입사지원서를 받고, 주소는 과천의 일반 아파트로 되어 있다. 또 면접을 보러 가는 도중에 택시 기사가 돌연 코피를 쏟으며 두통을 호소한다. 회사는 콘크리트로 지어진 정사각형 형태의 단층 건물로 황무지 한가운데에 군부대에 둘러싸여 있다. 건물은 창문도 없이 육중한 철문 하나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다. 별다른 질문 없이 세일은 면접에 합격하고, 숫자가 없는 벽시계만 계속 보는 3명의 노인과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월급을 받으며 수상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게 된다.

국민안전처 소속으로 이세일이 하는 일은 근무 시간 동안 벽시계를 지켜보는 것으로, 시곗바늘이 3시를 넘기면 손잡이를 당기고 수화기를 든다. 세일은 건물의 지하실과 손잡이 그리고 시계의 역할이 무엇인지 노인들에게 물어보지만, 명확한 대답을 듣지 못한다. 세일은 건강검진 때 들은 기이한 질문과 꿈 그리고 일상을 통해 진실에 다다른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던 시곗바늘은 10시, 11시를 지나 3시로 향해간다.

단조로운 일상의 이면에 숨은 환상적인 분위기는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다소 급하게 마무리 지어 아쉽지만, 결말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둔다. 또 기묘한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여 작품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일상에 툭 던져지는 작은 말과 행동은 복선이 되어 전체적인 윤곽을 서서히 형성하지만,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일에 설명이 필요할까. “많은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 따위는 모르고 일하지 않는가.”라는 작품 내의 문구를 인용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