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로 유명한 바닷가 마을 앨럭아버. 내전에서 황자를 구출한 공으로 일개 용병에서 황도의 기사단의 일원이 된 ‘나’는 명예와 귀족 작위도 모두 버리고 고향 앨럭아버로 돌아온다. 때마침 마을에서는 축제인 풍어제가 열리고 나는 연극에서 물고기의 도움을 받아 사악한 용을 물리치는 용사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연극 연습을 하다가 살기가 실린 검을 휘두르는 바람에 용 모양의 탈을 쓰고 흉내를 내던 아이들을 울리고 마는데…
오래전에 내전이 끝났지만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검사가 귀향하는 판타지 「풍어제」는 가족을 빼앗고 전쟁터로 내몬 바다에 품은 적의를 풍어제의 연극을 통해 극복하는 희망찬 작품이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쓰러질 때까지 고독하게 싸우던 이가 상실의 아픔과 그리움을 준 바다를 향해 날리는 검의 일격이 몹시 인상적이다. 화자가 적의를 마주할 계기를 준 옆집의 딸 엘리자베스와의 후일담이 있다면 로맨스 작픔으로도 손색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