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솔로처’ 탓에 실험에 실패했다며 격분한 괴짜 대마법사 ‘핸드레이크’는 진분홍색 액체를 뒤집어쓴 채 보란 듯이 주문을 외워 반지 하나를 만들어 낸다. 핸드레이크의 지시에 따라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뭔가를 웅얼거린 솔로처는 잠시 후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를 발견하고 경악한다. 핸드레이크는 행복 그 자체에 곧장 도달하기 위해 ‘행복의 근원’을 찾아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실험에 몰두하고, 연이은 실험 끝에 가변적인 작은 형체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다. 핸드레이크는 둘이 된 솔로처 중 한 명에게 그 형체를 삼킬 것을 종용하고, 이윽고 무시무시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행복의 근원」은 한 실험의 부작용이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되었던 일화를 회고담 형식으로 풀어내는 이영도 작가의 연작 단편 시리즈다. 언제 봐도 빛나는 캐릭터들 간의 ‘케미’와 모든 상황을 장악하는 헐스루인 공주의 압도적인 존재감, 흥겨운 판소리처럼 빠르게 달음박질하는 대사 등 유쾌하게 이야기가 펼쳐지는 와중에도 본질적 주제를 고찰케 하는 작가의 노련한 방식이 감탄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