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사회부 사건팀에서 기획 취재를 날리고 그로 인해 퇴사한 ‘나’는 운 좋게 자서전을 대필로 쓰는 일을 맡게 된다. 일 년 치 생활비를 넘는 원고료만 아니었다면 지금은 건실한 향토기업의 창업자 행세를 하지만 이전에 조직폭력배였던 강 회장의 인생을 미화하는 자서전을 쓸 일도 없을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생일을 이틀 넘기고 삼 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에게서 문자가 온다. 안부 인사도 없이 신부전 말기라며 가족이니 도우라는 이야기였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주인공의 슬픈 가족관계를 그린 「슬픔이 끊어먹은 창자가 굽이굽이」는 범죄자의 일생을 글로 포장해야 먹고살 수 있는 이야기와 딸의 의무를 당연하게 이행하라며 장기 이식을 강요받는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전개되는 단편이다. 그러나 정해진 딸로서의 역할을 버겁게 수행하며 그로 인한 불평등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짧지만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지 질문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