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는 독특한 SF 단편 「뮤즈는 귀를 타고」는 무겁고 기괴한 비극을 몹시 가볍고 경쾌한 톤으로 전달한다. 순식간에 다음 이야기로, 다음 이야기로, 한 사람의 행동이 나비 효과처럼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물갈이되는 역사가 수다스럽게 이어지는데, 그 흐름이 자못 유쾌하다. 지구의 온갖 재앙을 다 불러일으키던 미치광이 대악당을 막기 위해서 짜낸 대안이 드러나는 결말부는 지극히 진지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워서 절로 피식 웃게 되고 마는데, 어쨌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에 대해서 새삼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