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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에는 늙은 호랑이가 거느리는 창귀가 수십이라 하더라

호랑이에게 잡아 먹혀 죽은 사람들의 무덤과 귀신에 관한 구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호식총을 찾아 우니」는 그야말로 무더운 이 계절에 딱 읽기 좋은 작품이다. 무언가 두려운 것이 존재하는 산속으로 들어가는 주인공의 생생한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서늘하고 으스스한 공포와 더불어 애절한 여운까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직 ‘전설의 고향’을 기억하는 세대거나 설화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더욱 즐거이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2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민간전승을 바탕으로 한 구슬픈 공포 설화

홍수찬은 역관 집안 출신으로 젊은 시절 방황한 후 대륙으로 건너갔다가 지천명을 훌쩍 넘기고 조선으로 돌아온다. 홀로 여정을 하던 중 마주친 산아래 주막의 주모는 그에게 그에게 묵어 가라고 권유하며 험한 산세와 도적, 그리고 산속의 늙은 호랑이와 그것에게 잡아 먹혀 종이 되어 버린 ‘창귀’에 대해 경고한다. 그럼에도 수찬은 마침 주막에 있던 청년이 산속 심마니 마을에 머무르면 된다고 강권하기에 그와 동행하게 된다. 그러나 곧 산속에서 실수로 어느 무덤을 손상시킨 뒤로 과거에 수찬이 버렸던 모녀의 기억이 그를 엄습한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들의 무덤인 ‘호식총’에 관한 구전에 상상력을 가미한 「호식총을 찾아 우니」에는 민간전승 특유의 으스스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가 잘 살아 있다. 현대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야생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된 호랑이는 너무나 멀게 느껴지는 존재이지만,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는 공포의 대상으로서 강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예정된 결말을 향해 간다는 인상을 주는 전개임에도 뛰어난 묘사와 흡인력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