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들을 냉동 캡슐에 태워 먼 행성으로 보내는 대규모 개척 이주 사업, ‘요람호’ 발사. 본디 이것은 인류의 발전을 위한 사업이나, 한국에서는 현재의 기술로서는 가진 병을 치료할 수 없는 중증 환자들이 탑승을 신청하는 사업이 되었다. 그러자 결국 이 요람호는 환자의 가족들이 부담을 저버리기 위해 ‘관짝’을 태워 보내는 끔찍한 사업으로 전락하고 만다. 서진에게는 아픈 딸, 인서가 있다. 그리고 인서는 요람호 탑승자로 당첨되고야 만다. 사업 추첨 및 당첨은 익명으로 진행된 터에 주변에서는 서진의 사연을 보고 자기 살자고 병든 아이를 금속관에 담아 차고 먼 우주로 보내려는 매정한 ‘맘충’이라고 욕을 한다. 서진은 그 욕을 애써 무시해 가며 인서를 보낼 준비를 한다. 어쩌면 그 욕이 사실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현재의 기술로서는 병을 치료할 가망이 없는 환자들을 냉동 캡슐에 띄워서 보내는 이야기는 사실 클리셰가 되어 버린, 흔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마와 자식의 관계를 그린 작품도 적지 않다. 하지만 「떠나가는 관들에게」는 그 클리셰와 신파에 잡아먹히지 않았다. 냉동 캡슐 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사회의 혐오적인 시선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냉정한 관찰력과, 딸을 보내는 서진의 심리를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그려 냈다. 아이라면, 모름지기 아이라면 지금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은 건조하게 쓰였으나 차라리 서진의 절규 같다. 만약 내가 서진과 같은 상황이라면, 아픈 딸을 시간 저 건너편으로 보낼지, 아니면 아프더라도 내 옆에 함께 있어달라고 붙잡을지 고민을 툭, 내려두는 글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일까.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