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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학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저자의 작품 중 영혼과 사후 세계를 다룬 SF호러 「증명된 사실」이 가장 화제가 되기는 하였지만, 생물학을 테마로 한 「아마존 몰리」 역시 망설임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탐정 격인 과학 전문 기자가 충동적으로 여성 폭행 사건을 저지른 과학자의 기묘한 경험에 대하여 디테일한 정보를 쌓아 가며 결론에 다가가는 과정이 그야말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며 추리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시니컬하면서도 매력적인 화자가 수십 편에 달하는 “이성적인 사람들의 이상한 이야기” 중 하나를 언젠가 또 풀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2017년 6월 둘째 주 편집부 추천작

한 과학자의 행동에 얽힌 전말을 학구적이고 흥미롭게 풀어낸 SF

고통스러운 대학원 시절을 거친 후 과학 잡지 기자의 길을 걸으며 여러 과학자들을 만나 온 ‘나’에게는 한 가지 도무지 잊히지 않는 인터뷰가 있다. 인터뷰 대상은 길을 가던 여성을 폭행하여 뉴스와 인터넷에 오르내리며 구설수에 올랐던 생명공학자였다. ‘나’는 그가 저지른 사건에 분노를 느끼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숨겨져 있으리란 생각에 그와 약속을 잡는다. 남자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 연유를 ‘나’에게 털어놓는다. 그는 학회에서 여러 관심사가 겹쳐 호감을 느낀 한 여성 과학자와 육체적 관계를 포함한 교류를 이어 나간다. 그러나 만나는 내내 사는 곳이나 자기가 하는 연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로 하던 여성은 어느 날 말도 없이 종적을 감춘다. 그녀의 행적을 쫓던 남자는 여성의 연구노트를 발견하고 마는데…

고전 SF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이 단편은 그저 충동적으로 보이기만 했던 개인의 범죄에 얽힌 전말을 조금씩 풀어내며 보다 큰 주제로 점차 확장해 나가는 구성이 돋보인다. 또한 냉정하게 대상을 견지하는 듯하지만 연구자 출신으로서 어딘가 삐딱하면서도 열정적인 시선을 지닌 화자의 서술 역시 흥미롭다. 은근한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는 작가의 장면 전환 솜씨 역시 인상적이다. 제목인 ‘아마존 몰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분들은 굳이 찾아보지 말고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편이 작품을 좀 더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