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

  • 장르: 판타지, 일반 | 태그: #토우 #동경이 #개소설
  • 분량: 65매 | 성향:
  • 소개: 일족들 모두를 등졌음에도 청년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이 순간 그는 한 가지 의무에 몰입해 있었으니까. 충성스러운 그의 혼은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었다. 더보기

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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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마주쳤을 때 유진은 울고 있었다. 뺨은 뜨거웠고 눈시울을 적시며 흘러넘친 눈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내키는 대로 무작정 걷고 있던 터라 자신이 어느 골목을 지나는지도 모르는 채였다.
“저기, 잠시만요.”
누군가 말을 걸었으나 유진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비틀비틀 몇 발짝을 더 나아갔다.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요. 힘든 하루였잖아요. 잠깐이면 돼요. 오래 붙잡고 있지 않을게요.”
눈자위를 문지르며 돌아서자 흐릿한 시선 끝에 한 손을 든 남자가 보였다. 남자의 옆에는 자그마한 가판대가 세워져 있었다. 자정에 가까운 시각, 가판대를 차려 놓고 상품의 구매를 권하기에 적당한 때는 아니었다.
대화를 나누고 싶은 기분은 아니었지만 유진은 눈가를 훔치던 동작을 멈추며 심호흡했다. 잘했다고 칭찬하듯 남자가 상냥하게 고갯짓했다.
“가만있자, 어떤 놈을 내어 드려야 할까.”
남자가 턱 밑을 만지던 손을 떼더니 가판대 위에 놓인 물건 하나를 집어 들었다. 훅 숨을 불어 넣어 흙빛의 작은 물건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이놈을 가져가세요. 그래요, 이놈이 좋겠어요.”
유진은 대답 없이 시선만 내려 남자의 손바닥을 살폈다. 행여 입을 여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다. 목소리를 들키고 나면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고 말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었을까.
“꼬리가 특이하게 생겼죠? 동경이예요. 들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신라 고분군에서 꼬리가 짤막하니 없다시피 한 개 토우들이 출토됐다는 소식. 이건 제가 직접 빚은 거예요. 무척 귀한 물건이죠.”
유진이 남자의 손바닥 위 토우를 유심히 관찰했다. 네 다리로 땅을 디딘 개 형상. 머리는 둥글었고 등허리는 반듯했으며 곧게 뻗은 다리는 튼튼해 보였다. 또, 남자가 설명한 대로 꼬리가 무척 짧았다.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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