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엽면옥 (제2회 테이스티 문학 공모전 우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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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1월 말의 어느 추운 날 아침이었다. 아침의 정적을 깬 것은 처마의 고드름이 녹아서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어느 면옥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문 열어!”

“뉘기요? 아니, 무슨 일이라요? 아직 영업 시간 아닙네다.”

누군가가 문을 열었다. 면옥은 늘 새벽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점원들은 오전 내내 잠을 자야 한다. 그 때문에 갑작스러운 방문은 방해가 되었다. 문이 열리자 확 밀고 들어온 이들은 다름 아닌 순사들이었다.

“중머리 어디 있어?”

“석규야! 중머리들 다 나오라고 해라!”

곧 중머리들이 나왔다.

“이 중에서, 밤에 매화관으로 배달 간 사람 누구야!”

“요정 매화관요? 접니다!”

중머리 중 한 명이 나서며 말했다.

“이름!”

“류엽입니다.”

“류엽이라고? 너를 진용석 남작 살인 혐의로 체포한다!”

“네, 네?”

잠이 순식간에 달아났다.

“무, 무슨 일입니까, 제가 살인이라니요? 진용석 남작? 그게 누굽니까?”

“너, 새벽에 매화관으로 냉면 배달 갔다고 했잖아!”

“배, 배달은 갔지만, 살인이라니요!”

류엽이 항의했지만, 순사들은 순식간에 그를 끌고 나갔다.

본정통 종로경찰서의 김찬규 경부는 출근하자마자 살인사건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청계천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간밤에 눈이 많이 와서 땅이 미끄러웠다.

“죽은 사람이 누구지?”

“진용석 남작입니다. 조선인으로서 작위 받고 평안도랑 경성에서도 우리 경찰에 몇 번이나 협력했던 사람입니다.”

“그래? 이거 큰일이군.”

“요즘 들어 경찰에 협력하기 위해 불령선인들을 색출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혹시 그 일 때문에 당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머니 속에 권총까지 가지고 있는데, 그만 당했군요.”

“그래? 흉기는 뭔가?”

“단단한 돌 같은 것으로 머리를 맞았습니다. 피해자가 털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걸 덮어씌워 시야를 가리고 때렸군요. 그래서 피가 많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밤에 눈이 꽤 왔는데, 시체 위에는 눈이 쌓이지 않았으니 피해자가 죽은 건 눈이 그친 후라는 말이 되잖아. 범인이 자기 발자국을 빗자루 같은 것으로 다 지웠구만!”

“그런 것 같습니다.”

빗자루로 눈을 쓴 것 같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눈이 몇 시쯤에 그쳤는지 알 수 있나?”

“혹시 면옥에 가서 물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면옥은 늘 새벽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알지도 모릅니다.”

“잠깐, 이거, 류엽이라고 적혀 있는데?”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