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 타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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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조명에 담배 연기가 부유하는 지하실, 남자가 침대에 묶여 있고 팔과 목에 타투를 한 여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대답대신 담배 연기를 그의 얼굴에 후우, 하고 불어댔다.

 

“뭐가 그렇게 급해? 이제 쇼 타임 시작인데, 호호호.”

 

 

하루 전, 조명우는 새로 사귄 어린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이었다.

 

“오빠, 나 가 보고 싶은 데가 있는데요.”

 

“그래? 우리 지수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지. 어디야? 가고 싶은 데가.”

 

남자는 자신의 스포츠카 옆자리에 탄 20대의 앳된 여자를 돌아보며 호기롭게 말했다. 마침 자동차는 신호대기에 걸린 상태였다.

 

“바다요”

 

“바다? 동남아? 하와이? 어디?”

 

“삼척 바다요.”

 

여자의 말에 명우는 갑자기 껄껄 웃어댔다.

 

“우리 지수는 다른 여자들하고 다르구나.”

 

“다른 여자들은 어떤데요?”

 

지수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뭐랄까, 약간의 허영, 허세, 그런 거 있잖아. 해외쯤은 나가야 된다, 뭐 그런 거.”

 

“오빠, 여자 많이 사귀어 봤나보네요.”

 

“에이, 그렇진 않고. 그냥 조금, 아주 조금. 후후”

 

명우는 하트모양의 큼지막한 타투가 새겨진 굵은 팔로 귀엽다는 듯 지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액셀을 밟았다. 스포츠카는 굉음을 내며 삼척 바다를 향해 달려 나갔다. 평일이라 고속도로는 한산했고, 차 안의 두 사람은 여느 연인처럼 행복해보였다. 막 시작된 연인답게 중간 중간 틈날 때마다 스킨십을 하며 세 시간여를 달려 삼척 바다에 도착했다.

 

“자, 이제 삼척에 도착했습니다. 어디로 모실까요?”

 

명우는 젠틀한 남자배우를 흉내 내며 그녀에게 물었다.

 

“바다 보며 술 한 잔 마실까요, 우리? 여기 맛집으로 유명한 횟집 있던데.”

 

“오호, 우리 지수가 낭만을 아는구나. 좋지, 좋아.”

 

명우는 지수가 안내한 대로 바닷가 근처의 횟집에 차를 댔다.

 

“맛집인데 사람이 별로 없네. 평일 낮이라 그런가?”

 

“전 한적해서 더 좋은데요. 자, 우리 건배해요. 원 샷.”

 

한상 가득 회와 음식이 차려지자 지수는 흡족한 듯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그에게도 술을 권했다. 먼 지방에 와서 술을 마신다는 건 하룻밤을 자고 가겠다는 암묵적인 합의라 생각하며 명우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지난 보름 동안 그렇게 비싸게 굴더니, 드디어 오늘밤 허락 하겠다? 나야 고맙지.‘

 

그는 흥취에 젖어 그녀가 권하는 대로 술을 들이켰다.

 

“캬아, 술맛 좋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소주가 다냐?”

 

“어머, 저도요.”

 

생각보다 지수의 주량은 셌다. 만나는 동안 몇 번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 그녀는 매번 술 한 잔을 받아놓고는 빼기 일쑤였다. 그러던 그녀가 완전히 날을 잡은 듯, 명우와 보조를 맞춰가며 술을 마셨다. 아니, 마시는 정도가 아니라 들이부었다.

 

“어, 이러다가 내가 먼저 쓰러지겠는 걸?”

 

명우는 앞에 놓인 소주잔을 입에 털어 넣으며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보기보다 저 힘 세요. 오빠 취하면 제가 업고 갈게요, 호호.”

 

“에이, 설마.”

 

명우는 풍만하게 굴곡진 지수의 몸을 눈으로 훑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건 안 되지. 내가 널 업고 들어가야지. 후후.’

 

하지만 말짱한 지수와는 달리 어느덧 주량을 넘긴 명우는 점점 취해갔다. 그럼에도 지수는 계속해서 명우의 술잔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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