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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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떠보세요. 앞을 보시고요. 어디 불편한 곳 있어요? 여기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가 내려다본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에 플래시를 들이미는 짓은 그만하면 좋겠다. 손끝이 저릿하다. 허리도 아프다. 아무래도 나는 살아 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 둘러본다. 하얀 벽에 노란 햇빛이 은은하게 맺힌다. 시간은 낮 시간 같은데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환자분 여기 보세요. 지금 어디인지 아시겠습니까? 이름 기억나세요?”

 

기억은 나는데 귀찮으니 그냥 내버려 두면 좋겠다.

 

“환자분 약을 드셨는데 기억나세요? 혹시 가족들 연락처는 기억나십니까?”

 

인희는 어디 있을까.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났을까. 세상이 돌아왔을까. 나는 아직 살아 있을까.

 

“인희……”

 

“네?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인희…… 인희는?”

 

“아 같이 있던 분 말씀하시는구나. 에, 그…… 이인희씨 이야기는 조금 나중에 하지요. 본인 이름은 기억나십니까?”

 

“인희…… 어디 있어요……”

 

의사는 침통한 표정인지 짜증난 표정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얼굴로 날 빤히 바라본다.

 

“환자분 지금 기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아직 약 기운도 덜 빠진 것 같고 하니 일단 좀 쉬시고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지요. 쉬세요.”

 

나는 잘 움직이지도 않는 손으로 의사 소매를 잡아 당겼다.

 

“인희 어디 있어요……”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내 손은 하얗게 질리도록 소매를 꽉 잡는다. 의사는 뿌리치려다 말고 나를 가만히 내려본다. 의사는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 이인희 씨는 환자분과 같이 실려왔습니다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눈물이 솟는다. 의사를 더 바라볼 수가 없다. 다른 병상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사람이 많다. 나는 사람이 싫다.

 

 

 

8일.

 

 

 

나는 살아 남았다. 인희는 병원에 옮겨졌을 때 이미 깨어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다. 나는 실려오자마자 위세척을 받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내 기억은 멀쩡했고 연락을 받은 엄마가 오고 있다고 했다. 2년만에 만나는 딸이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을 알면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할까. 불쌍하다고 생각해줄까.

 

인희는 약을 먹기 전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