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12화 – “대체 여기 정체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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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아주 뛰어난 건 아닌데, 뭐랄까, 묘하게 입에 착착 감기는 기분이 드네. 알딸딸한 것 같기도 하고. 술이랑 같이 먹어서 그런가.”

 

“와, 맛있네요. 향도 좋고.”
“초콜릿향이랑 키위향이 아주 절묘하구만. 하나 더 먹어야겠는데.”

 

독 소장이 쿠키 바구니로 손을 뻗었다.

 

“단 건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요. 짭짤한 건 좋아하셔도.”

 

“요건 좀 땡기네. 너무 달지도 않고 감칠맛이 있어. 잘난 척할 만하구만.”

 

권민이 무슨 얘기를 해 줄 것인가에 신경이 쏠려 있던 독 소장은 그녀와 마주 앉아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쿠키를 야금야금 음미했다. 권민은 술잔에는 입도 안 댄 채 두 사람이 쿠키 먹는 모습만 살피며 표정 하나하나, 안색과 얼굴 근육의 변화를 관찰했다.

 

독 소장은 어느새 입안에서 쿠키가 사라지자 다시 바구니로 손을 뻗었다. 지켜보고 있던 권민이 낮은 목소리로 참견했다.

 

“그만 드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독 소장이 뭔 소린가 싶어 멀뚱히 마주보았다.

 

“쿠키가 단순히 맛있는 게 아니라 즐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독 소장은 쿠키로 뻗치던 손을 되돌려놓고는 떨떠름하게 대꾸했다.

 

“글쎄요. 맛있는 게 즐거운 거지 않나요.”

 

“다르죠. 맛있는 건 미각으로 느끼는 거고, 즐거운 건 기분으로 느끼는 거니까요.”

 

뭔 속셈인지 독 소장은 호기심을 곤두세웠다.

 

“긴장감이 해소된 것 같다거나 마음이 편안해진다거나 그런 기분 말입니다.”

 

승주가 끼어들었다.

 

“안정제 먹은 거 같은 기분 말하는 거예요?”

 

“네.”

 

“에이, 쿠키가 아무리 맛있어도 그 정도는 아니죠.”

 

대수롭지 않게 에일을 몇 모금 마시고 있는 승주와 달리, 독 소장은 흠칫 표정이 굳더니, 아뿔싸, 생각에 잠겨들었다.

 

“사람마다 반응속도가 다르니까요.”

 

“예?”

 

“신체반응이 예민한 사람은 더 금방 느낄 테고요.”

 

“알아듣게 좀 얘기하자고요. 독백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에 빠져 있던 독 소장이 벌떡 일어섰다.

 

“아무것도 먹지 마. 손도 대지 마. 맥주도 마시지 마.”

 

독 소장은 냅다 세 마디 지르고는 부랴부랴 펍 밖으로 나갔다. 어디 가냐고 물을 새도 없었다. 어리둥절한 승주가 독 소장의 동선을 눈으로 쫓았다. 그는 펍 건너편에 있는 유기농 주스 매장으로 달려 들어갔다.

 

“저긴 왜 가신 거지?”

 

승주가 뻣뻣이 앉아 있는 권민을 흘끗 보았다.

 

“이 뜬금없는 분위기는 뭔지, 원.”

 

생각에 잠긴 권민은 전원 꺼진 로봇처럼 미동도 없었다. 승주는 창밖 맞은편 주스 가게를 지켜보다가 영문 모를 분위기가 머쓱해 맥주잔을 들었다.

 

“안 마시는 게 좋겠군요.”

 

권민이 승주와 맥주잔을 겨누어 보았다.

 

“배터리 나간 줄 알았더니만, 어느 틈에 또 봤대요.”

 

“……”

 

“대체 뭔가요? 왜 먹지 말라는 거예요?”

 

독 소장이 테이블로 돌아왔다. 손에 스무디 라지사이즈 두 컵이 들려 있었다.

 

“웬 주스예요?”

 

“너는 쿠키 두 개만 먹었지?”

 

“아유, 네. 안 먹었어요. 손도 안 댔다고요. 권민 씨한테 물어보세요. 눈길도 안 줬구만. 큭. 욕심쟁이.”

 

“일단 이거라도 먹어. 부스터 메뉴에 인삼추출액도 있길래 듬뿍 넣어달라고 했어.”

 

“맥주 있는데 이건 뭐 하러.”

 

“먹으라면 먹어.”

 

독 소장의 곤두선 표정에 승주는 얼른 받아들었다.

 

“그럼 쿠키랑 같이 먹어야겠다. 쿠키 좀 더 사올게요.”

 

승주가 일어나려는 순간 독 소장의 손이 승주의 어깨를 우악스레 끌어 앉혔다.

 

“안 돼∼!”

 

“아이고, 귀청이야.”

 

주변 테이블에서 동양인 트리오를 화들짝 돌아보았다. 승주가 미안한 눈짓을 보내자 주위 시선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왜 그러세요. 탐정님도 이상하고 소장님도 이상하고. 참나.”

 

얼굴에 불쾌감이 내돋친 독 소장과 어리벙벙한 표정의 승주와 달리, 무덤덤하게 앉아 있는 권민이 무심히 말했다.

 

“몇 개 먹은 정도론 괜찮을 겁니다.”

 

독 소장이 눈을 부릅뜨며 대꾸했다.

 

“알코올하고 같이 들어갔어요. 아무리 미량이더라도 안 좋은 게 들어갔는데 이렇게나마 희석시켜놔야지. 뭐해? 빨랑 먹어.”

 

승주는 살벌한 분위기에 짓눌려 얼른 스무디 컵을 집었다. 독 소장은 스무디를 들이켜고는 다시 권민을 흘겨보았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죠?”

 

“짐작만 했습니다. 확실하진 않았어요.”

 

“귀띔이라도 해 줄 것이지. 우리가 실험대상도 아니고. 혼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