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우중충한 회색이 배어들어 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 사이코패스인 거 같아요.
경찰대 심화 교양 시간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서양사상 강의에서 배웠는데, 어떤 미친 철학자가 그랬단다. 보상을 바라는 선행은 도덕적으로 가치 있지 않다고. 나는 혀를 차며 자전거에 올라탄다. 녀석을 뒤로 몰았다가, 가까운 횡단보도 쪽으로 돌려 본다. 그리고 깨닫는다.
나는 평생 인간이 될 수가 없구나.
페달을 밟아 내 몸뚱이를 도로로 집어 던지려는데, 흔들리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나를 가로막았다.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