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의 왕

  • 장르: SF, 호러 | 태그: #코스믹호러
  • 평점×29 | 분량: 241매 | 성향:
  • 소개: 화성 식민지 중 돔-7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포자가 창궐한다. PMC 소속인 에반젤린은 현장에 투입되어 민간인들을 구하려 한다. 하지만 일은 점점 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더보기

구더기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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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처음 관측된 것은 화성에서였다. 화성 식민지 돔-7에서 일하던 노동자 7명이 최초 목격자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그가 정말 최초의 목격자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이미 오래 전에 다른 목격자가 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다른 목격자를 찾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이미 돔-7과는 연락이 끊어진 뒤였다.

그나마도 목격자들은 돔 외부에서 작업 중이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들은 가까운 돔-13에 연락을 취했다. 그들의 빠른 조치 덕에 정체 모를 감염은 다른 돔으로 퍼지지 않았다. 적어도 사건이 벌어진 지 7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는 그렇게 여겨지고 있었다.

에반젤린은 보고서가 떠오른 화면을 넘겼다. 그러자 돔-7의 외부 모습을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무슨 버섯처럼 생긴 것이었다. 넓적한 우산처럼 생긴 버섯갓이 화성 하늘 위로 우뚝 서 있었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그녀는 왼쪽 얼굴을 찡그리다 데고프에게 테블릿을 넘겼다.

반대편에 앉아 있던 로이가 몸을 앞으로 숙였다. 깡마른 이탈리아 놈은 한 쪽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

“에비, 너무 금방 넘기는 거 아냐? 뭐 읽기는 했냐?”

“읽기는 했지. 근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허. 이걸 이해못한다고? 에비, 지금 우리는 인류 최초로 화성인이랑 총으로 대화하러 가는 거라고. 아니면 겁나 무서운 괴물이랑 싸우러 가는 걸지도 몰라.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할 수 있잖아? 안 그래?”

“어, 안 그래. 대체 넌 뭔 생각으로 사는 거야? 외계인은 개뿔. 분명 누가 지구에서 방사선에 찌든 버섯을 무단으로 가져온 걸 거야.”

“에이, 지구에서 가져온 버섯이 저렇게 크게 자랄 리가 없잖아. 그리고 고작 버섯 때문에 화성정부가 PMC를 13곳이나 불러서 브리핑을 했겠냐? 에비, 넌 정말이지 상상력이 메마른 여자구나. 내기 할래? 저 버섯이 외계인인지 아닌 지 100달러 걸자. 난 ‘저게 외계 생물이다.’에 걸겠어.”

“바보 같기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던 에반젤린은 로비의 뺨을 밀어냈다. 그녀는 그에게 꺼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 뺨을 문지르던 로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말했다.

“이런, 아무래도 그 말이 맞나보네.”

무슨 말이냐고 에반젤린이 묻자, 로이는 뺨을 씰룩이면서 말했다.

“여자들 외모는 지능과 반비례한다는 말 말야. 어때? 이따가 한 번…….”

로이는 손을 내보였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만 그가 왼손 검지를 길게 뻗었다. 에반젤린은 한심하다는 듯 오른손을 파닥파닥 흔들면서 로이의 양손을 때렸다.

“꺼져. 이 추잡한 새끼야. 넌 진짜 네 면상에게 감사해야 해. 네가 조금이라도 델 토로 비슷하게 생겼으면 넌 그냥 거시기 걷어차이고 깜방 가는 거야. 알아? 그나저나 이번에 우린 얼마 받는 거야?”

에반젤린에게서 테블릿을 건네받은 데고프는 테블릿을 에반젤린에게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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