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세상은 점점 편해지고, 사람은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 배고프기 전에 음식이, 춥기 전에 온기가, 외롭기 전에 다정한 목소리가 곁에 있는 시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어진 사람들은, 어느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화가 온이는 그 완벽한 세계에서 매일 붉은 지평선을 그린다. 걱정할 것은 하나도 없다. 어제 무슨 색을 썼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가장 편안한 시대가 가장 조용한 소멸의 시대라는 것을 —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